슬로바키아서 온 ‘마타하리’, 무시무시한 내공의 여배우 시사 스끌로브스까 [2014 딤프]

입력 2014-06-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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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2014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미니 기자간담회(사진=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뮤지컬 ‘마타하리(Matahari)’는 타이틀롤을 맡은 여배우의 역량으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작품이다. 이 가운데 슬로바키아 배우 시사 스끌로브스까(Sisa Sklovska)는 벨칸토 창법과 짙은 느낌의 팝적인 보컬을 손쉽게 오가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을 찾은 국내 관객을 사로잡았다.

29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는 제8회 대구뮤지컬페스티벌(DIMFㆍ딤프) 개막 공연 ‘마타하리’의 기자간담회가 열려 음악 감독 루보미르 호르냑, 연출 마르찐 까꼬슈와 함께 시사 스끌로브스까(이하 시사)가 참석했다.

“중요한 건 주인공이 여자여야 되고, 역사 안에서 실존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오래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셋이 이야기 꺼내자마자 ‘그럼 마타하리 어때?’라고 했죠. 그리고 완벽하게 그 여자의 모든 것이 저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사는 작품 초기부터 음악 감독, 연출과 함께 극을 구상했다. 이 덕분에 자신이 가진 역량을 작품에 충분히 녹여내 강점을 살릴 수 있었다.

“음악을 구성할 때,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원했습니다. 저는 원래 오페라 가수였거든요. 오페라는 물론, 팝송, 슬로바키아 민요, 가스펠, 재즈 등 다양한 장르 부르기 때문에 음악을 다양하게 구성하자고 이야기 했죠.”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총살형의 순간에도 당당함을 유지했던 실존 인물 마타하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뮤지컬화한 슬로바키아의 이번 프러덕션은 기존에 예상할 수 있었던 틀을 깨고 한 인간, 여자의 일생에 더욱 집중해 극을 이끌어나갔다. 이 점에 있어 음악 감독 루보미르 호르냑, 연출 마르찐 까꼬슈는 여배우 시사의 실제 모습과 극의 캐릭터가 무척 닮아있다고 이야기한다.

“고백하자면 원래 가수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유일한 꿈은 수의사가 되는 것이었죠. 어릴 적 우연히 국제 오페라 대회에 참가하려던 친구를 따라갔다가 선생님에게 발탁됐고 대회에서 1등까지 하게 됐죠. 그 때부터 오페라 가수로 활동했지만 전 오페라만을 하려던 게 아니었기에 오페라의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도 다른 곳에 가서 팝 등을 부르고 다녔습니다. 결국 5년 정도 하다 극장과 결별했습니다. 저한텐 잘 된 일이었죠.”

▲슬로바키아 뮤지컬 '마타하리'(사진=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군살 하나 없는 늘씬한 몸매에 큰 키를 자랑하며 시원시원하게 뽑아내는 가창력이 시사의 매력이다. 그녀는 보컬 하나로 돈과 생존 욕망을 위해 거짓으로 꾸며낸 인도에서 온 화려한 여가수 ‘마타하리’가 되는가 하면, 사랑에 상처 받아 눈물짓고 남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한 여성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매력을 바탕으로 중국, 베트남, 이집트 등지에서 시사는 ‘마타하리’로 관객과 만났다. 더불어 2014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공식 초청돼 28일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것이다.

“한국 방문은 처음이었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대구에서 하게 된 이번 공연을 제 포트폴리오에 올릴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어느 부분에서 관객이 반응할지 아는 슬로바키아와 달리, 한국 관객은 어떻게 반응할지 너무 궁금했었습니다. 한국 초연(28일) 하기 전에는 배우들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릅니다. 과연 한국 관객들이 ‘반응을 해줄까 안 해줄까’ 고민됐습니다. 그런데 그 반응은 굉장히 폭발적이었죠. 모두 스탠딩하고 박수쳐줘 무척 감격적이었습니다. 대구 와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시사는 자국 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스타를 지도해 우승자로 등극시키며 ‘국민 스승’으로서 면모도 드러낸 바 있다.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미국, 영국 뮤지컬이 아닌 슬로바키아 뮤지컬만의 색다른 묘미 그리고 카리스마로 무장한 시사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마타하리’의 시너지는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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