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가 26일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이날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CNI, 동부메탈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로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또한 모두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동부팜한농은 신용등급 강등에서 제외됐다. 동부팜한농에 대해서는 주주와 재무적투자자(FI)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 계약으로 영업 양수도, 신용공여행위 등에 대해 FI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므로 직접적인 재무 리스크는 높지 않다며 ‘BBB+’를 유지했다.
‘BBB-‘까지는 투자등급에 속하지만 ‘BB+’부터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국내 신평3사 가운데 동부그룹 계열사에 투기등급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제철의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에 대한 신용등급도 ‘A3-‘에서 ‘B+’로 내렸다.
이번 강등은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계획 실행안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평은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재무부담 완화와 차입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약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한 이후 8개월간 계열사들의 신용도 점검에 나섰다.
한기평 관계자에 따르면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인천스틸의 동반 매각을 포함한 동부그룹의 자구계획 실행은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유동성 위험을 포함한 그룹 전체로 재무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4일부터 그룹과 주채권은행 간에 일부 계열사에 대해 자율협약 등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계열사별로 자율협약 이외의 다른 방식의 구조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향후 그룹과 주채권은행간 구조조정 추진안에 대한 논의를 지켜본 후 신용등급에 추가로 반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