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유서'에서 집단 따돌림 정황 포착..."나는 돌에 맞아 죽은 개구리"

입력 2014-06-2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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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 유서, 탈영병 아버지

(연합뉴스)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이 지난 23일 자살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에서 자신을 둘러싼 집단 따돌림 존재를 암시했다. 이는 이번 사건 조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 매체에 따르면 그는 자살 시도 직전 쓴 유서 형식의 메모에서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방부 관계자는 "임 병장이 부대 내 자신의 처지를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에 비유했다"며 "이 내용으로 미루어 부대원들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 병장은 "누구라도 나 같으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유서에 쓴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총기난사 사건 발생 전 임 병장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김 장관은 '사고 원인에 집단 따돌림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과연 원인이 그것뿐이냐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나 "(임 병장의 메모에) 집단 따돌림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제가 집단 따돌림이라고 한 것은 이제까지 일병, 이병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전역 3개월을 앞둔 병장으로 봐서, 본인의 성장 과정으로 봐서 이런 일이 의심스럽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임 병장이 메모에서) 자기 가족에 대해서 사과를 했고, 또 유가족에 대해서도 사과를 했다"며 "자신이 저지른 게 크나큰 일이라는 것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나머지 부분은 자신의 심경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임 병장은 23일 자살시도 약 30분 전 대치 중이던 군 병력에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한 뒤 4∼5줄 정도의 짧은 유서 형식의 글을 작성했다. 이 메모에서 임 병장은 가족에게는 자기를 잊으라는 말로 미안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그러나 "단순한 집단 따돌림 만으로는 임 병장의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행이 설명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자살 시도 후 회복 중인 임 병장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어야 파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병장이 작성한 유서 형식의 메모는 희생자 유족의 요구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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