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이혼과 후계구도

특히 강 회장과 박 여사의 이혼이 확정될 경우 박여사에게 돌아갈 몫이 현행법상 40%에 달해 동아쏘시오그룹(동아제약)의 경영권과 후계구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해 5월 부인 박 여사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했으며 현재 이혼에는 합의한 상태로 재산분할을 위해 서울가정법원의 조정절차를 밟고 있다.

강 회장의 이혼 문제는 지난 5월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후 재산분할건에 대한 조정이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아 아직까지 본안소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 회장의 부인 박 여사는 동아제약 박카스 신화를 일궈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즉 박카스라는 제품의 작명을 한 인물이 바로 강 회장의 부인인 박여사라는 것.

제약사업이 원래 전형적인 남성의 영역이다 보니 이 역시 자연스럽게 남편인 강 회장의 작품이 됐으나 그 이면에 일등 공신이 따로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렇게 보면 박카스 신화의 일등 공신인 박여사에게도 당연히 그만큼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동아제약은 박카스 신화를 바탕으로 현재 제약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카스가 동아제약 전체매출 5300억원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박카스는 동아제약의 엄청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일등공신이 바로 박 여사다.

이 때문에 이번 이혼소송을 통해 박 여사가 차지하는 지분이 강 회장 재산의 4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강 회장과 박 여사의 슬하에는 5남4녀가 있다. 호적상 5남 4녀지만 이 가운데 장남 의석(53)씨와 차남 문석(45세·수석무역 부회장)씨만 박 여사의 자식으로 현재 장남인 의석씨는 건강 문제로 회사 경영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차남인 강문석 부회장(박 여사를 포함)과 이복 동생인 강우석(43, 주식회사 선연 사장)-강정석(42) 동아제약 전무가 후계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 회장의 이혼 문제가 동아제약그룹의 후계 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여사 입장에서는 친자식이 경영권을 물려 받기를 원할 것이고 따라서 자신의 친자식인 문석씨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특히 강 회장은 그동안 "핏줄만 보고 경영권을 맡기지 않을 것이며, 경영에 가장 적합한 사람에게 회사를 맡기겠다"는 말을 해와 이같은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혼이 확정된다면 현행법상 40% 이상의 재산을 박 여사가 가져가게 돼 향후 동아제약 그룹의 경영권 문제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강 회장 부부의 이혼에 따라 그룹의 주력사인 동아제약은 물론, 동아오츠카, 용마로지스 등 10개 계열사의 소유권이 좌우되는 것이다.

강 회장 ‘황혼 이혼’ 문제를 두고 갖가지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옛말처럼 최근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동아제약 주식 15만주를 매집했다.

동아제약은 19일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동아제약 주식 15만3510주(1.55%)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동아제약 강 회장 개인 지분이 5.2%에 불과한 상황에 아들 문석씨가 개인명의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수석무역 명의로 1.55%에 달하는 지분을 매집한 것이 단순 지분 취득 이외에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분 매집으로 문석씨의 동아제약 지분율이 3.73%로 올라갔고 수석무역 지분율은 1.67%가 돼 둘을 합칠 경우 강 회장의 지분을 넘어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강신호 회장 부부의 이혼여부는 경영권 향방을 결정지을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박 여사가 어느 정도의 지분을 위자료로 받느냐에 따라 동아쏘시오그룹의 소유자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여사가 회사의 지분을 위자료로 받을 경우 강문석 부회장에게 힘이 보태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법원이 부부간 재산분할 소송에서 여성에게 돌아가는 몫을 40% 이상으로 늘리고 있는 것도 중요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특히 박 여사가 동아쏘시오그룹의 효도 상품인 ’박카스’의 상품명을 지은 장본인이라는 점 등에 비춰 박 여사의 동아쏘시오그룹에 대한 몫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이혼 소송 결말이 어떻게 날지 더욱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