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러시아 승점 삭감? 삭감 가능성 극히 낮아...한국 16강행에는 오히려 불리

입력 2014-06-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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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는 러시아 선수들(사진=AP/뉴시스)

이맘때 쯤이면 항상 나오는 '경우의 수' 따지기를 넘어서 이번에는 러시아 승점 삭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H조에 속한 러시아는 지난 한국과의 조별라운드 1차전에서 일부 관중이 켈트십자가가 그려진 걸개를 내걸 것으로 알려져 승점 삭감이 우려된다는 보도가 러시아 내부로부터 흘러 나왔다. 러시아의 한 민영 통신사는 이를 보도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러시아 대표팀에 승점 삭감 징계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켈트십자가는 십자가 문양을 원이 둘러싼 형태의 모양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문양이다.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전범기로 통하는 욱일승천기 등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금기시 되는 문양임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를 통해 러시아의 승점 삭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FIFA가 현재 열리고 있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당장 러시아의 승점에 삭감을 하는 징계를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로 FIFA가 그 같은 승점 삭감의 징계를 내린 바가 없다는 점은 물론 징계를 내린다해도 현재 펼쳐지고 있는 대회가 아닌 차기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FIFA는 아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에서는 해당 팀에 대한 징계를 내릴 때 진행중인 대회가 아닌 차기 대회 예선에서 승점 삭감의 징계를 내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유로 2012 당시 일부 관중이 폭력을 휘둘렀고 켈트십자가 걸개 등을 내걸어 12만 유로의 벌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승점 6점 삭감의 징계 역시 받았지만 이는 확정이 아닌 일종의 유예 기간을 둔 것으로 유로 2016 예선 기간 중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삭감하지 않는다는 것이 UEFA의 최종 결정이었다.

물론 가능성은 절대적으로 희박하지만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가 승점을 삭감당하는 징계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도 않다. 오히려 불리하다. 러시아가 현재 온라인상에서 거론되고 있는 승점 3점을 삭감당한다고 가정할 때 러시아의 승점은 -2점이 된다. 결국 이 경우 러시아는 알제리전을 이겨야할 이유가 전혀 없어진다. 알제리에 10-0 혹은 20-0으로 승리한다 해도 러시아는 탈락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러시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사라지게 됨은 당연하다.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없는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알제리로서는 승리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알제리가 러시아를 잡게 되면 한국의 16강으로 향하는 경우의 수는 완전히 사라진다.

러시아 승점 삭감 논란은 분명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켈트십자가는 FIFA가 그토록 반대하는 인종 차별적인 행동의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명하는 과정이나 이에 대한 징계위원회 등이 열린다 해도 이는 월드컵 기간에는 열리기 쉽지 않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상대로 반드시 승리하거나 비겨야만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발생할 수 있다. 알제리가 승리하면 한국의 16강행을 완전히 좌절된다. 벨기에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러시아가 제대로 된 전력으로 최대한의 동기부여를 받으면서 알제리전을 치러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러시아의 승점 삭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판알을 튕기는 것은 무의미하다. 승점이 삭감될 가능성 자체도 희박할 뿐더러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해도 한국 대표팀에게는 전혀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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