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대표이사·임직원 ‘갑질’도 다양

입력 2014-06-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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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납품비리’ 신헌 전 대표 등 24명 기소

롯데홈쇼핑이 홈쇼핑 업계의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악용해 대표이사부터 MD(상품기획자)까지 납품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해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영민 부장검사)는 리베이트를 챙기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신헌(60) 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전·현직 MD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뒷돈을 주거나 비자금 조성을 도운 벤더·납품업체 대표 14명 가운데 김모(42)씨를 구속기소하고, 허모(46)씨 등 7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영세 납품업체 대표 6명은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2007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홈쇼핑 론칭과 백화점 입점 등 편의제공 명목으로 벤처업체와 카탈로그 제작업체 등 3곳으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신 전 대표는 부하 직원들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3억272만원을 횡령해 2억2599만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갑질은 대표이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임직원들도 각자 업무 분야에 맞는 뒷거래를 하며 횡포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MD에서 생활부문장, 영업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영업 분야 간부들은 상품광고방송을 황금 시간대에 넣어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1400만원에서 많게는 9억8410만원까지 뒷돈을 챙겼다.

총무팀장과 경영지원부문장 등 비영업 분야 간부들은 ‘을’의 위치에 있는 회사 인테리어 공사업체를 동원해 회삿돈을 빼돌린 뒤 신 전 대표에게 상납했다.

뒷돈을 받는 데는 아들이나 아버지 등친ㆍ인척뿐만 아니라 전처, 내연녀 동생의 계좌까지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다. 신 전 대표는 유명 화가인 이왈종 화백이 그린 시가 2000만원짜리 ‘제주생활의 중도’ 그림을, 전직 MD 정모(43)씨는 그랜저 승용차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하모(49)씨는 MD로 일하면서 주식투자 종목을 소개받았다가 손실이 나자 납품업체에 주식을 비싸게 되파는 수법으로 4000만원을 챙겼다.

이런 비리구조가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홈쇼핑 업체 임ㆍ직원들과의 인맥을 이용해 납품업체에 방송 론칭과 유리한 편성을 알선해주며 브로커 노릇을 하는 벤더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영세업체로부터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기고 일부는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에게 뒷돈으로 건넸다.

구속기소된 J사 대표 김씨는 “나를 통해서만 롯데홈쇼핑에 론칭을 할 수 있다”며 납품업체 13곳으로부터 30억원 상당을 받고 5억6778만원을 리베이트 비용으로 사용했다.

검찰은 홈쇼핑업계의 진입장벽이 높아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 반면 납품을 원하는 업체는 중소 영세회사가 대부분이어서 갑을관계를 이용한 이런 비리가 구조적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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