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의 맏형 삼성전자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실적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에 의해 국내지수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3일 미국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 반전하며 상승세의 의지를 보이던 국내지수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른 금리 방향성 불확실성 ▲10%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발표한 중국의 긴축정책 우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항 공격과 나이지리아 반군에 의한 송유관 파손 등의 소식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유가 등의 악재로 하락마감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0.90%의 하락률에 그친 것은 어닝시즌의 힘으로 풀이된다. 실적을 발표하는 종목별로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하방경직성을 유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이런 하방경직성 유지에 효자 노릇을 한 종목별 순환매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 IT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만약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다고 해도 '2분기가 바닥이다'라는 부분만 확인시켜주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며 "IT업황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과 삼성전자가 2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로 돌아서는지 여부로 IT주가 다시 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하는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어닝시즌을 통해 실적주 중심으로 순환매가 잘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 공개가 이 연결고리로 이어진다면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나타나면서 하반기 실적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순환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안좋을 경우 1260선 정도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다시 거칠 것이며 실적모멘텀이 조금만 나타나도 1300선 돌파의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 이후부터 상승한다고 전제한다면 2분기의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실적을 하회한다 해도 단기적은 영향에 그칠 것이다"고 말했다. 즉,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측면이 더 크게 받아들여 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날 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던 요인들 중 유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려진 악재라는 측면에서 유가의 사상최고치 경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유가라는 악재가 상반기와 같이 지수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유가에 대한 우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면서 연방 금리의 인상으로 연결되는지의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하반기 유가의 상승은 상반기처럼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