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한국-러시아전 ‘샤우팅’ 중계…미국팬·외신기자 감동 [브라질월드컵]

입력 2014-06-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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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차두리, 배성재 캐스터 차범근 등 SBS 월드컵 중계진.(사진=SBS)

차범근 SBS 해설위원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미국 축구팬과 한국-러시아전 현장을 찾은 외신기자마저 움직였다.

차범근은 18일 새벽 7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아들 차두리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와 함께 중계석에 앉은 차범근은 90분 내내 혼신을 다 한 해설로 주목 받았다.

한국과 러시아전이 생중계 되던 시간 트위터에서는 "미국 ESPN3에서 한국-러시아전이 차범근 위원의 목소리로 중계되고 있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동시에 쿠이아바 판타나우 현장에서 외신기자의 생생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ESPN 사커넷의 존 브루인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차범근의 열정적인 해설을 지상중계 했다. 브루인 기자는 "한국의 해설자가 ‘손’(손흥민)이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치자 매우 안타까워 했다"며 실시간으로 코멘트를 남겼다.

브루인 기자는 이어 "방금 손이 골 찬스를 놓치자 안타까워했던 한국의 해설자가 바로 1980년대 분데스리가의 전설적인 스타였던 차범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놀라움과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브루인 기자는 하프 타임에도 열정적으로 경기 중계를 준비하는 차범근의 사진을 직접 찍어 올렸다.

차범근은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이 전반에 결정적인 골 찬스를 몇 차례나 놓치자 "아! 아깝다"는 진심어린 탄식으로 축구팬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차붐의 후계자'로 불리고 있는 차범근의 직속 후배다.

레전드의 마지막 월드컵 중계가 미국에까지 전달되게 된 데에는 현지의 엄청난 '축구붐'도 일조했다. 오랫동안 축구 불모지로 꼽혔던 미국은 최근 몇 년 새 자국 리그인 MLS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또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 포르투갈, 가나와 함께 죽음의 조로 꼽히는 G조에 속해 있는 미국은 조별리그 1차전인 가나전에서 2:1로 승리했고, 이 경기는 ESPN에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래 최고 시청률인 7%를 기록했다. 미국대표팀 공격수 뎀프시는 이 경기에서 30초 만에 골을 넣어 화제를 모았다.

SBS스포츠 관계자는 "SBS인터내셔널과 ESPN이 계약을 맺고 SBS의 이번 브라질월드컵 중계 코멘터리를 미국에 공급하기로 했다. 월드컵 기간 동안 미국에서도 ESPN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차-차 부자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 최초의 해외 진출 선수였던 차범근은 1980년대 홀로 도전했던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소속팀 레버쿠젠을 유럽 무대 정상으로 이끈 전설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후 독일역사학회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아시아 선수'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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