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의 교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은 이라크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주이라크 유엔 특사는 “이라크는 붕괴 직전의 위기”라면서 중동 지역 전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가 최대 위협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정부군 즉결 처형 등 테러 행위를 비난하면서 지도자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에게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포함하는 통합 정부 구성을 요구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그러나 수니파 반군과 결탁한 배신자의 색출에 주력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수니파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라크 사태가 본격적인 종파 간 내전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ISIL이 이끄는 반군은 이날 수도 바그다드 동북쪽 60㎞까지 진격했다.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는 디얄라주 주도 바쿠바를 공격하는 수니파 반군과 교전해 격퇴했다.
이라크군 대변인 카심 알무사위 소장은 바쿠바의 수감자 52명이 수니파 반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숨졌다며 수니파 반군 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2006∼2007년과 같은 전면적 종파 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반군이 장악한 북부 모술과 시리아 국경 사이 탈아파르에서는 정부군과 일부 친정부 무장세력이 저항을 계속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일 ISIL 반군이 생포한 이라크 정부군을 학대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ISIL 반군은 정부군 5명을 결박해 심문했으며 이중 1명은 머리에 총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ISIL의 즉결 처형은 전쟁 범죄라고 밝혔다.
시아파 집단 거주지인 바그다드 북부 사드르시에서는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다쳤다.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를 시아파 주민을 겨냥한 수니파 무장 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