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양자 LG 지분 매입…2.83%로 6대주주로 부상
이를 놓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구자경(81) LG그룹 명예회장-구본무 회장에 이은 재계 5위의 LG그룹의 대권 승계와 관련해 다시 한 번 재계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 구본무 회장 장남 광모씨 1년 5개월만에 LG 지분 재매입
LG연암학원이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5% 주식 등의 대량보유 및 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LG는 최대주주인 구본무 LG그룹 회장(10.51%) 및 특수관계인 49명의 지분이 종전 51.51%(보통주 발행주식 1억7255만7131주 기준)에서 49.56%(8551만4502주)로 변동됐다.
이번 ‘5% 보고서’에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구 회장의 친인척 22명의 지난 2005년 5월부터 이달 7일에 걸친 LG 소유주식에 대한 상세한 변동내역을 담고 있다.
LG 지배주주 일가의 LG 보유주식 변화에서 단연 구본무 회장의 장남 광모씨가 LG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시선을 잡아 끌고 있다. 지난 5월18일, 6월23일 두 차례에 걸쳐 16억원 가량을 들여 5만4000주를 매입, LG 지분을 종전 2.80%에서 2.83%로 확대한 것이다. 광모씨의 LG 지분 매입은 지난 2004년 12월말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지배주주 일가 중 6대주주로 부상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LG그룹 회장, 차남 구본능(59) 희성그룹 회장, 3남 구본준(51) LG필립스LCD 부회장, 4남 구본식(48) 희성전자 사장과 구훤미(59)씨, 구미정(51)씨 등 두 딸을 두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부인인 김영식(54)씨 사이에 구연경(28), 구연수(10)씨 등 딸 둘 만을 두고 있었는데 구 회장이 지난 2004년 11월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아들 광모씨를 양자로 입적했다.
입적 이전 광모씨의 LG 지분은 1.35% 수준이었다. 하지만 입적 직후인 지난 2004년 11월~12월 다섯 차례에 걸쳐 1.44%(249만주)나 되는 주식을 단기간에 매입했다. 취득자금만 386억원에 이른다.
유교적 전통인 강한 구씨 가문의 전통과 연결해 구본무 회장의 양자 입적과 뒤를 이은 광모씨의 지분 매입을 놓고 당시 재계에서는 “구본무 회장의 후계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평이 많았다.
구본무 회장이 7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미국 뉴욕 로체스터인스티튜트공과대학교에서 학업 중인 광모씨가 30대 후반이 되는 앞으로 10년 정도 뒤에는 광모씨를 정점으로 구씨 일가의 4세 체제가 갖춰질 것이란 것이다.
◆LG그룹 ‘4세 체제’ 사전 정지작업 관측
따라서 광모씨가 1년 5개월여 만에 다시 LG그룹 지주회사인 LG 주식을 다시 매입하고 나선 핵심 배경도 LG그룹의 후계구도 강화 차원으로 풀이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LG그룹은 LG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있어 LG 지분만으로 LG전자와 LG화학, LG텔레콤, 데이콤 등 모든 계열사를 통제권 안에 둘 수 있다.
특히 광모씨는 이번 LG 주식 매입 결과로 지배주주 일가 중 종전 7대주주에서 6대주주에 올라섰고, 지분율 면에서 구본무 회장의 두 딸 연경씨(0.85%), 연수씨(0.03%)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와함께 LG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LG의 자회사가 아닌 LG상사의 주식을 지난해 4월부터 매집하기 시작해 현재 0.88%를 확보, 지배주주 일가(32.3%) 중 9대주주로 있다.
다만 광모씨 중심의 ‘4세 체제’에는 삼촌 구본준 LG-필립스 LCD 부회장의 존재도 변수될 것이란 의견도 많다. 구본무 회장의 형제 중 유일하게 LG그룹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구 부회장은 현재 LG 지분 7.56%을 보유한 구본무 회장에 이은 지배주주 일가의 2대주주이고 이미 LCD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검증된 경영자이다.
향후 LG그룹의 4세 체제의 윤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10년 후의 LG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