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차명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광주지법 형사 14부(박용우 부장판사)는 16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공갈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주건설 하도급 업체 대표 A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차명주식 보유 등 비위 사실을 사정 당국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5억원을 뜯고, 50억원을 추가로 뜯어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변호인을 통해 허 전 회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업상 받기로 한 돈을 받았고 협박 정도도 공갈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며 혐의는 부인했다.
A씨는 50억원 공갈 미수 혐의와 관련, "대주 측이 용인 공세지구 아파트 건설 사업을 통해 1조원 이상 나온다고 해 합의각서를 교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허 전 회장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증거신청을 했다.
재판장이 "허 전 회장이 차명 주식 보유사실은 인정하느냐"고 묻자 공판 검사는 "인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별도로 허 전 회장이 재산을 숨기려고 주식을 차명으로 관리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허 전 회장은 차명으로 관리한 주식을 처분해 벌금 중 40억원 가량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공갈 피해 여부를 파악하려고 허 전 회장·황모씨 등 사실혼 관계 부부와 측근 등 5명을 다음 공판에서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8월 20일 오전 10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