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전 ‘몸 낮춘’ 기자회견했지만… ‘무기명’ 새누리 반란표 나올 듯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야당의 거센 사퇴압박에도 ‘버티기’ 모드에 들어가면서 임명동의안이 국회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해명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본회의 부결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문 후보자가 15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인식’ 논란 등에 대해 직접 해명하며 몸을 낮춘 건 부정적 여론을 일단 잠재운 후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는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에서 “일제 시긴 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데 대해 “일반 역사 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본으로부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사과 받을 필요가 없다’던 취지의 발언엔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논란 초기 사과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고 했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폄훼 논란 칼럼을 두고도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문 후보자가 향후 청문회를 거쳐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임명동의를 받을 수 있을진 장담할 수 없다.
총리 후보자는 장관 등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국회에서 임명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법 등에 따라 인사청문요구서가 17일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는 인사청문특위를 꾸려 20일 이내에 인사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후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며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16일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85명으로, 전원 투표 참여시 143명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 셈이다.
새누리당 148명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면 가능하지만, 당내에서도 초?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문 후보자 비토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의원 등 초선 의원 6명이 지난 12일 문 후보자에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낸 데 이어 재선의 김성태 정문헌 의원도 공개적으로 문 후보자를 비판한 바 있다. 초선 6명 중 윤명희 의원이 반대 의사를 철회하긴 했지만, 임명동의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져 본회의장에서 반란표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민 의원은 “청문회를 거친 후 표결을 한다면 새누리당의 분열만 드러날 것”이라며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문창극 후보자가 인준된다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더 큰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