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정책 줄이겠다더니… 역주행하는 미래부-중기청

입력 2014-06-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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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중소기업인 재도전 지원사업’ 중복… 행정력 낭비에 효율성 저하 우려

실패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정부의 ‘재도전 지원사업’이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부처간 중복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변별력 없는 유사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가 행정력 낭비는 물론, 실질적인 사업 효율성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달 29일 광화문 드림엔터에서 ICT분야 재도전 중소기업인들의 재창업을 위한 ‘제1차 재도전 컴백캠프’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 70여명 가운데에는 이미 중기청의 재도전 지원사업인 ‘재기 중소기업경영인 힐링캠프’를 수료했던 중소기업인 일부도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부의 컴백캠프와 중기청의 힐링캠프는 실패 기업인들의 문제를 진단하고 재기를 위한 사업 아이템 선정, 창업화까지 단계별로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컴백캠프가 ICT분야에 좀 더 특화됐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사업은 거의 유사하다. A중소기업 교육기관의 관계자는 “ICT분야에 특화됐다곤 하지만 중기청 힐링캠프에도 포함돼 있는 부분이어서 사실상 두 사업은 변별력이 없다”며 “중기청 지원을 받은 기업인들이 미래부에 가서도 똑같은 지원을 받는 중복 지원의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컴백캠프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중복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최종 창업화에서 감안해 배제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컴백캠프는 멘토링 차원이고, 사업화 지원은 이후에 진행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벤처 재도전 지원사업’의 면면을 보면 컴백캠프 외에도 기존 중기청이 추진 중인 사업과 유사한 내용들이 많다. 실제 △재도전 기업인 역량강화 교육 △재도전 기업인 창업ㆍ사업화 지원 △ICT 재도전 전용 기술개발 지원 등 미래부 사업 내용은 중기청이 이미 추진하고 있는 △재창업 역량강화 교육 △재창업기업 전용 기술개발자금 △재창업 자금지원 등과 별다를 것이 없다.

재도전 지원사업 실무를 진행하고 있는 정부기관의 한 관계자도 “실무기관 입장에서 봐도 두 사업은 중복”이라며 “이 같은 중복사업은 결국 국가 행정력 낭비로 이어지고, 재도전 지원이란 실질적인 효과도 떨어뜨릴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향후 3년간 중복사업 600개를 통ㆍ폐합한다고 공언한 상황이어서 미래부와 중기청이 정부 정책 기조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창업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현 시점에서 미래부는 기업 육성(산업통상자원부 관장) 부분을 건들 수 없기 때문에 중기청과 겹치는 창업과 기술사업화 분야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중복사업을 줄이려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을 뿐더러, 향후 재도전 지원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누가 하느냐에 있어서도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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