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ㆍKB금융그룹)가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는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트리오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파71ㆍ633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14번째 대회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ㆍ15억3000만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나내며 10타를 줄였다.
이로써 박인비는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크리스티 커(37ㆍ미국ㆍ20언더파 264타)를 3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LPGA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2억3000만원)다.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박인비는 2번홀 첫 버디에 이어 4ㆍ5번홀과 7ㆍ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물오른 박인비의 샷 감각은 후반 라운드에서도 주춤하는 기색이 없었다. 10번홀(파4) 버디에 이어 12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만들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후 단 하나의 보기도 허용하지 않은 채 마지막 18번홀마저 버디로 장식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2라운드부터 노보기 플레이를 써내려간 박인비는 3라운드(54홀) 노보기 플레이를 완성하며 대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6월 US여자오픈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약 11개월 만의 정상을 탈환하며 스테이시 루이스(29ㆍ미국)에게 넘겨준 세계랭킹 1위 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인비는 올해 3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LPGA투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여자 선수들도에게도 희소식이다.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던 한국여자 선수들은 박인비의 승전보로 올 시즌 첫 우승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박인비는 또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희영(27ㆍ하나금융그룹)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인 우승자가 됐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3연승을 비롯해 6승을 휩쓸며 상금왕과 다승왕, 올해의 선수상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낸 박인비는 올 시즌에도 절정의 샷 감각을 유지했지만 아쉽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ㆍ캘러웨이골프)는 이날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최근 고감도 퍼팅을 자랑하는 미셸 위(25ㆍ나이키골프)는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우승자 박희영은 이날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10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는 8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다.
반면 사흘 연속 선두를 달리던 펑산산(25ㆍ중국)은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단독 3위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