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및 LTRO 실시ㆍ ABA 매입 등 경기부양 패키지 공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디플레이션을 막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바주카포’를 쐈다.
드라기 총재는 5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금리인하는 물론 양적완화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장기대출프로그램인 LTRO(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모는 4000억 유로다.
LTRO는 2011년 말과 2012년 초에도 실시됐다.
드라기 총재는 이와 함께 국채매입 프로그램(SMP)의 불태화를 중단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물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결정했다”면서 “이같은 패키지에는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함께 장기대출프로그램, ABS 매입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는 양적완화를 위한 준비에도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채권불태화는 중앙은행이 채권매입액과 같은 양의 유동성을 흡수해 통화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중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제한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것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조치가) 끝났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라고 말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ECB의 이날 결정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여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겠다는 발언 이후 드라기 총재의 가장 극적인 행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랜트 루이스 다이와캐피털마켓 이코노미스트는 “기대 이상의 결정이었다”면서 “드라기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모자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꺼냈다”고 말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0.15%로 0.10%포인트 인하했다. ECB의 금리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ECB는 시중은행이 ECB에 예치하는 익일물 예금금리는 현행 0.0%에서 -0.10%로 끌어내렸다. 초단기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를 내린 것은 주요국 중앙은행 중 ECB가 사상 처음이다.
이는 은행권이 중앙은행에 자금을 쌓아놓고 기업 또는 가계에 대출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단기 한계 대출금리는 0.45%로 0.30%포인트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