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동화은행 불법대출·로비 사건의 주범인 형진건설 사장 최상만(57)씨가 무려 16년만에 귀국해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회사가 부도나자 지난 1998년 6월 미국으로 도피해 인터폴에 수배된 상태였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최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1996년 11월 서울도시개발공사 사장의 명판 등을 위조해 만든 허위 담보서류로 동화은행에서 100억원을 불법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최씨는 동화은행 관계자들에게 대출사례비를 뿌린 혐의도 있다.
중견 건설업체였던 형진건설은 이듬해 4월 부도를 냈다. 검찰이 1998년 퇴출된 동화은행의 부실대출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형진건설의 각종 로비 혐의가 포착됐다.
최씨는 1999년 초 미국에서 '공사 수주를 위해 수도권 대학 건축·토목과 교수들과 건설교통부 공무원 등 36명에게 16억원의 로비 자금을 썼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검찰에 보냈고 일부 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받았다.
최씨는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되자 자진출국 형식으로 귀국했다. 검찰은 최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곧바로 붙잡아 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