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타엠 출자 등 엔터테인먼트·바이오업계 '큰 손'…2대주주 이사 선임 부결로 입지 강화
LCD장비 제조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 태화일렉트론의 경영구도에 격변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경영을 총괄키로 했던 개그맨 출신의 2대주주 박승대(39) 스마일매니아 대표이사가 임시주총에서 이사 선임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엔터테인먼트·바이오업계의 ‘큰 손’으로 최근 태화일렉트론 최대주주인 신원호(42) 대표이사 지분 대부분을 인수, 새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될 장종원(42) 제이헴프(J Hemp) 부회장 중심으로 태화일렉트론 경영구도가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태화일렉트론은 지난 2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승대 스마일매니아 대표의 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표결 결과 찬성 32.42%, 반대 67.58%로 상법상 이사 선임 때 필요한 보통결의 요건 (출석주주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
당초 지난해 11월 체결했던 신 대표와 나우컨소시엄(박 대표 및 나우기업구조정정전문)간의 주식매매계약에는 나우컨소시엄이 신규임원 선임 등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신 대표가 협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후 지난달 4일 이 같은 계약 내용이 변경돼 신 대표가 LCD 사업무문을, 박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의 경영을 총괄하는 이원(二元) 체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주총도 이 같은 계약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 대표는 신 대표 지분 일부 인수 및 태화일렉트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 2대주주(13.65%, 16일 46만7136주 제3자배정 유상증자 후 발행주식 대비)에 올라있으면서도 이사회 진입에는 실패, 당초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을 총괄하려된 계획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태화일렉트론은 지난 16일 신 대표와 보유주식 120만주(16.70%) 인수계약(주당 8333원, 100억원)을 체결, 향후 태화일렉트론의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될 장 부회장 중심으로 지배구조 및 경영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 역시 경영권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임시주총에서 현 이사진들을 교체할 계획”이라며 “(이사 선임을 위한) 표 획득에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태화일렉트론은 정 부회장 및 박 대표 외에 단순투자 목적의 메리츠증권(11.55%), 나우기업구조조정전문(3.96%) 등을 주요주주로 두고 있다.
현재 장 부회장에 대해 시장에서는 태화일렉트론 공시를 통해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바이오티젠 대표이사를 거친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 부회장은 스타엠(옛 반포텍)이 텐트 수출전문업체에서 엔터테인먼트업체로 변신을 꾀하던 지난 2005년 12월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당시 최대주주인 최계순씨 등의 지분(65.98%)을 인수할 때 씨비티컨설팅과 함께 공동 인수자로 24만8800주를 31억원에 취득했던 것. 또 과거에 상당수 바이오 업체에도 투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항간에서 장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전 회사가 ‘바이오’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 앞으로 태화일렉트론이 바이오사업에도 진출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데 대해서는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장 부회장은 “태화일렉트론 사업부문인 기존의 LCD와 엔터테인먼트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LCD 부문에는 전문경영인을 영업하고, 특히 본인도 등기임원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모든 정황들을 감안하면 앞으로 태화일렉트론은 LCD와 엔터테인먼트 두 사업부문을 두고 LCD 부문-전문경영인, 엔터테테인먼트-장 부회장의 이원 체제로 경영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장 부회장은 또 “과거 스타엠이나 바이오 업체 투자는 단순 투자 차원이었지만 이번 태화일렉트론의 경우는 최대주주로서 직접 경영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짜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태화일렉트론의 신 대표와 정 부회장간 주식매매계약과 관련해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을 위한 임시주총은 오는 8월7일 개최되고, 임시주총일 이후 2개월이내 잔금 지급으로 최대주주도 최종적으로 변경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