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연구개발비 1699억원 꾸준한 증가세
삼성그룹의 소재 부문 계열사들이 연구개발(R&D)을 통한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의 대표적 소재 기업인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등 계열사 3곳은 매년 R&D 비용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스마트폰이나 TV 등 완제품 분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재 분야를 미래 수익기반으로 성장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의 소재 부문은 해외 기업은 물론 국내 경쟁업체인 LG화학보다 다소 뒤쳐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소재 부문 계열사 3곳은 올 1분기 R&D에 1699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631억원)와 비교할 때 4.2%(68억원) 늘어난 액수다. 3개사는 단순히 R&D 비용을 증가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전체 매출액 대비 점점 더 많은 비중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적극적인 R&D를 통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삼성SDI는 R&D 비중(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이 약 10%에 달한다. 삼성SDI의 R&D 비중은 지난 2011년 4.13%에서 2012년 5.67%, 지난해 8.54%, 올 1분기 9.95%로 꾸준히 늘며, 약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제일모직도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제일모직의 R&D 비중은 2.58%에서 4.66%까지 증가했다. 삼성정밀화학 역시 2011년 1.9%에 머물렀던 R&D 비중이 올 1분기 2.8%까지 높아졌다.
특히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오는 7월 1일 합병을 통해 소재부터 부품 및 시스템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소재 부문 계열사 간 R&D 시너지 창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등 4개 계열사의 소재 분야 R&D센터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맞은 편에 위치한 ‘삼성 전자소재 연구단지’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흩어져 있는 R&D 인력과 연구 역량을 모아 R&D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각 계열사의 R&D 인력은 함께 연구하고, 특허 및 연구성과 등을 공유함으로써 핵심소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