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민, 한국예능사를 새로 쓰는 스타PD! 성공비결은?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5-29 14:08수정 2014-05-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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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민PD, 한국예능사를 새로 쓰는 스타PD! 성공비결은?[배국남의 스타성공학]

#1.1999년 9월, KBS별관 스튜디오. 시청자에게 생소한 공개 코미디를 표방한 ‘개그콘서트’ 녹화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중에 개그맨들과 박중민PD와 이야기를 하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한 여자 조연출, 서수민PD의 모습이 눈에 띄였다.

#2. 2012년 3월18일 KBS‘개그 콘서트-용감한 녀석들’에서 박성광은 “누굴까. 고구마 냄새? 방귀대장 서수민PD”라며 웃음을 자아낸다. 서수민PD 이름 자체가 웃음의 코드로 활용 된다.

#3. 2014년 5월25일 충남 논산군 상월면 KT&G 상상마당 아트홀. 300여명의 초중고, 대학생 학부모 등이 일제히 박수를 보낸다. ‘대담한 콘서트’에 참석한 ‘해피 선데이’ 서수민 CP다. “예능 프로그램 연출하는 것이 좋다. 예능 프로그램 PD로 일한이후 다른 직군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스카웃 제의를 받았지만 KBS에서 프로그램 연출하는 것이 좋다.”

KBS 서수민(42)예능PD를 읽을수 있는 세 개의 풍경이다. 이제 ‘개그 콘서트’등 KBS 예능 프로그램 시청자 상당수가 서수민 PD의 이름과 얼굴을 안다. 소위 말하는 스타PD다. 서수민PD는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알고 열정을 쏟아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실력과 노력을 드러내 성공을 일군 연출자다.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 중 요즘은 여자 PD를 어렵지 않게 만나지만 1990년대만해도 여자 연출자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는 눈길을 끌만큼 많지 않았다. 1995년 KBS 예능 PD로 첫발을 디뎠다.

“연세대 재학시절 연극을 했다. 연극하며 살고 싶었지만 배고프다는 현실을 알고 고정적인 월급을 나오는 방송사 PD 그것도 예능PD에 지원했다. 운좋게 합격했다.” 대학때 연극을 한 것이 예능PD로 나선 이유란다.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직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잘 이겨냈다. 서수민PD는 “처음 방송사에 왔는데 내가 남자 동료PD처럼 잘할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내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남자였으니까. 일잘한다는 말도 좋았지만 쟤는 남자처럼 일 잘한다라는 칭찬이 더 좋았다”며 웃는다.

음악 프로그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을 맡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서수민PD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개그콘서트’초창기부터 박중민PD와 함께 조연출로 참여해 초석을 다졌을뿐만 아니라 연출자로 ‘개콘’을 이끌면서 수많은 ‘비상대책위원회’등 수많은 인기 코너를 만들고 신보라 김준현 등 적지 않은 인기 개그맨을 배출했다.

“연극을 해서 그런지 코미디가 좋았다. 코미디는 정말 많은 사람을 웃기고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사실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능 프로그램의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지만 정말 재밌게 만들어 사람들을 웃게 하는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진=뉴시스)

‘개그 콘서트’ 뿐만 아니라 ‘개그 사냥’‘폭소 클럽’ 등 다른 개그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그는 신인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고 문양이 다른 코너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에 소구하는 웃음을 선물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연령대가 웃음을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해요. 젊은 세대가 웃을수 있는 웃음의 코드도 필요하지만 어린이나 중장년층도 어렵지 않게 웃을 수 있는 코드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그 프로그램에서의 서수민PD의 남다른 연출력은 개그맨, 작가, 스태프 등 작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는데서 나온다. 물론 최종 결정은 서수민PD가 내리지만 다양한 아이디어에서부터 연기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여러차례의 논의와 협의를 거친 다음 프로그램에 잘 녹여낸다. “작가와 연기자들에게 많이 의지한다. 나보다 더 많이 코미디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나는 큰 그림과 방향을 그린다.”

서수민PD의 성공은 남들보다 더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연구를 한 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신선한 의견, 독창적 아이디어를 전폭적으로 수용해 프로그램에 녹여내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공부와 연구를 하게 되면 자칫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경향이 강한데 서수민PD는 자신이 좋아하는 열정에 다년간 공부와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위에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수용해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 성공을 거둔 것이다.

개그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다. ‘개그 콘서트’를 그만두고 위기에 몰린 ‘해피선데이’ 책임 연출자로 갔을 때 천하의 서수민도 고전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서수민PD는 ‘개콘’을 이끄는 방식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을 시청률 1위 프로그램으로 단박에 올려놨다.

“고전하던 ‘1박2일’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유호진PD와 멤버들과의 훌륭한 팀워크이자 협업의 결과이다. 내 자신은 한 것이 없고 유호진PD와 멤버들이 원없이 프로그램을 할수 있도록 해준 것 뿐이다.”

PD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일하는 다른 엄마들처럼 늘 미안함을 갖지만 초등학생 아이들이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는 말을 하는 서수민PD. 그런 그녀를 보면서 그녀의 행보 자체가 한국 방송사의 기록이자 역사일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그리고 가장 인정받기 힘든 자녀의 인정마저도 획득한 성공한 어머니라는 생각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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