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외국계 행보따라 ‘화장발 다르네’
화장품업체의 주가가 대주주와 외국인 손길에 따라 크게 좌우되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 코스닥 화려하게 데뷔한 '미샤'의 에이블씨엔씨. 한때 코스닥 대표주로 꼽히기도 했으나 대주주 지분 매각을 신호탄으로 외국계마저 썰물같이 빠져나가며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반면 꼭 3년 먼저 상장한 코스맥스는 최근 외국계 매수에 이어 최대주주의 지분확대, 자사주 매입까지 본격적인 주가부양 의지를 밝히며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끝모를 추락' = 에이블씨엔씨 서영필 회장은 지난달 3일과 11일 각각 12만9880주(3.21%), 7만7606주(1.92%)를 장내 매도하며 지분율을 25.81%(108만4050주)로 낮췄다.
이를 시작으로 19일 AIG아시안 어포튜니티펀드가 보유주식 7.7%(32만3299주) 전량을 처분했고, 미국계 오펜하이머 펀드도 지난해 9월 20.37%이던 지분율을 5월11일 17.49%로 줄였다.
6월 들어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지분을 확보했던 템플턴자산운용 등도 손절매에 가세했다. 21일 템플턴자산운용은 1.13%(4만7485주)를 장내매도하며 지분율은 7.9%에서 6.77%로 낮아졌다. 22일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한 룩셈부르크 소재 FTI템플턴아시아 그로스펀드도 장내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4.90%로 줄였다.(기존 5.17%)
에이블씨엔씨는 회사 사정을 훤히 아는 경영진의 지분 매각에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권을 노렸던 외국펀드마저 털고 돌아서며 주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5월 3일 2만450원이던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한 달 반만에 7880원(22일 종가, 52주신저가)까지 추락한 상태다. 이 기간 주가하락률은 61.5%로 시가총액도 반토막 났다.
◆코스맥스 '날개' 달까? = 코스맥스의 주가도 하락하긴 마찬가지. 그러나 지난 8일 3990원을 저점으로 22일까지 이틀을 제외한 8일간 연속 상승흐름이다. 코스맥스는 에이블씨엔씨와 수급상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4월부터 스위스계 은행법인인 UBS AG와 도이치인베스트먼트 등 외국계펀드가 꾸준히 매수하며 3월말 13%이던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 25%를 넘어서고 있다.
코스맥스의 최대주주는 주가가 급락하자 주가 방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이경수 사장의 부인인 서성석 부사장이 코스맥스 주식 23만여주(1.92%)를 장내 매수하며 최대주주 보유지분이 20.85%로 높아졌다.
5일뒤인 20일에는 10만주 자사주 직접 취득 및 5억원 자사주 신탁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실적이 '답’이다 = 이 같은 엇갈린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에이블씨엔씨가 '미샤'브랜드로 초저가 화장품시장에서 초기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나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며 시장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활을 걸고 진출중인 해외시장마저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당분간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국내 중저가 화장품 시장이 상당부분 포화상태로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그러나 국내시장에서도 밀리고 있어 해외시장에서 뚜렷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맥스는 반대의 경우. 더페이스샵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업체로 더페이스샵의 시장확대와 더불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13일 코스맥스를 코스닥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하기도 했다. 신동민 연구원은 "2분기 성수기를 맞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한 165억원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며 "향후 더페이스샵향 고기능성 제품 매출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코스맥스의 실적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페이스샵의 해외시장 진출이 잘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페이스샵의 자체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 지속 여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