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튀니지와의 평가전서 0-1 패배...공격 연계 플레이 실종, 결정력 부족도 절감

입력 2014-05-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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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이 돌파하는 장면(사진=뉴시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홍명보 감독은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주전급 선수들보다는 백업 자원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경기를 치를 것임을 공언했다. 하지만 선발 명단에 자리한 선수들은 사실상 주전급 선수들이었다.

4-2-3-1 전술을 들고 나온 한국은 최전방에 박주영이 자리했고 중앙 이선에는 구자철이, 그리고 구자철의 좌우에는 각각 손흥민과 이청용이 자리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기성용과 한국영이 맡았다. 중앙 수비수로는 김영권과 홍정호가 호흡을 맞췄고 좌우 풀백으로는 윤석영과 이용이 기용됐다.

벨기에 대표팀은 물론 알제리 대표팀 감독도 역임한 바 있는 조르쥐 리켄스 튀니지 감독은 이번 경기가 튀니지 감독을 맡은 이후 첫 경기였다. 리켄스 감독은 3백으로 일단 수비를 안정적으로 가동했고 한국의 공세가 매서울 때에는 측면 미드필더들을 수비로 내려 순간적으로 5백을 사용하기도 했다.

전반전 초반의 경기 내용은 한국이 주도했다. 이청용과 이용이 오른쪽 측면 돌파를 시도하며 튀니지의 왼쪽 수비라인을 괴롭혔다. 간간히 손흥민도 오른쪽으로 위치를 바꾸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왼쪽 풀백 윤석영 역시 대표팀 합류 이후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몇 차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다만 공격 진영 깊숙히 침투에 성공한 뒤 어이없는 크로스로 이어진 부분은 아쉬웠다.

수비에 치중했던 튀니지는 전반 중반 이후 공격이 살아났다. 서서히 공격의 빈도를 높인 튀니지는 중반 이후 강력한 중거리 슛과 위협적인 크로스들을 시도하며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결국 선제골은 중반 이후 흐름을 탄 튀니지의 몫이었다. 역습에 나선 튀니지의 다우아디는 중앙선 부근부터 중앙에서 단독 드리블을 시도했고 힘으로 김영권과 홍정호 등 수비수들을 제친 뒤 문전까지 침투해 정성룡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 슛(전반 43분)을 성공시켰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들어서도 공격을 주도했지만 후반 15분까지 이렇다 할만한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15분 이근호를 구자철 대신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고 이근호가 준비하는 사이 부상을 당한 홍정호를 대신해 곽태휘를 투입했다. 부상을 당한 홍정호는 결국 들것에 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근호의 투입에도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손흥민 대신 김보경을 투입했고 후반 30분에는 박주영을 대신해 김신욱을 투입하며 순차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후 후반 33분에는 기성용 대신 하대성을 경기에 투입했고 후반 38분에는 이청용 대신 지동원을 투입하며 6명의 교체 인원을 모두 소진했다. 하지만 역시 공격에서의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고 결국 0-1로 패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한국이 주도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축구는 결국 스코어가 말해주는 스포츠라는 것이 증명된 경기였다. 주도권을 쥔 것만으로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음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실제로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펼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상 벨기에와 러시아는 한국보다 분명 한 수 위인 것은 사실인데다 이들 중 어느 한 팀은 반드시 잡아야만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튀니지는 선제골을 내준 한국이 조급하게 공격을 진행하는 것을 영리하게 역이용했다. 한국 선수들이 측면을 이용할 때에는 영리하게 이중 삼중의 수비벽을 쌓으며 반칙없이 공을 빼앗았고 공격시에는 최전방 공격수 제마가 효과적으로 시간을 지연시키며 공격을 진행했다.

한국은 튀니지의 두꺼운 수비벽에 극복하지 못한 채 특유의 기동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전방의 박주영에게 제대로 공을 투입하지도 못했다. 손흥민과 이청용 등 측면 자원들은 스스로 돌파를 시도하는 것에는 합격점이었지만 중앙 공격 옵션들과의 연계 플레이에서는 매끄럽지 못했다.

물론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홍 감독 역시 "평가전에서 월드컵 상대팀에게 전력을 노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고 안정환 해설위원 역시 "유럽에서 시즌을 마치고 온 선수들이 대부분인 만큼 컨디션을 좋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 이전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이었던데다 출정식까지 겸한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없지 않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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