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일부 구민이 "편법적인 의정비 인상은 무효"라며 해당 구청과 구의원을 상대로 낸 주민소송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안모씨 등 금천구 주민 5명이 “의정비 지급 조례를 개정해 구의원들이 부당이득을 반환하도록 조치하라”며 구청장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결국 구의회가 조례를 개정해 의정비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썼어도 법을 어기거나 절차 미비로 위법·무효에 이를 정도가 아니면 유효로 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의정비 심의위원 선정이나 주민 의견수렴 절차 등이 다소 미흡해도 그것이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거나 법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과 동일하게 볼 정도로 평가할 수 없는 한 조례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천구 의회는 2007년에 2008년도 의정비를 75%, 월정수당을 132%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공무원 보수·근로자 임금 인상률이나 물가상승률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반발했다.
당시 의회가 심의위원 후보자를 단수로 추천해 선정하고 주민 설문조사에서 수당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암시하는 질문을 넣는 등 편법이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심에선 주민들이 이겼지만 2심은 “비록 조례 개정이 부실하고 부적절해도 위법·무효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지방의원들이 주민에게 도의적 부담을 지고 조례 내용을 시정하는 것은 이와 별도”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