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아내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남편"

입력 2014-05-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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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21일은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부부의 날'이다.

은퇴 전 부부가 기대하는 은퇴 생활과 실제 은퇴한 부부가 맞닥뜨리는 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삼성생명 부부의 날인 21일 '부부 은퇴생활, 기대와 현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은퇴 전·후 부부의 은퇴생활에 대한 전망과 현실 인식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50∼60대 남편 외벌이 가구 중에 비은퇴 부부 100쌍과 은퇴자 부부 100쌍 등 총 4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전화 면접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 비은퇴자의 아내는 남편의 은퇴 후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남편의 끼니 챙기기'를 1순위(25%)로 꼽았다.

그러나 정작 은퇴한 남편을 둔 아내들은 같은 질문에 '남편의 잔소리'라고 답한 비중이 19%로 가장 높았다.

연구소는 "실제 은퇴자의 아내들은 남편 뒷바라지보다 부부간에 정서적으로 부대끼는 것에 더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은퇴 후 나를 가장 힘들 게 하는(할 것 같은)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남편은 비은퇴자와 은퇴자 모두 '자녀'를 1순위로 꼽았다.

반면, 비은퇴자의 아내는 '부모님'(14%)을, 은퇴자의 아내는 '배우자'(18%)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퇴 후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즐거울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비은퇴 부부는 남편과 아내 모두 '배우자'를 꼽은 비율이 각각 87%, 65%로 제일 높았다.

은퇴 부부의 경우 남편은 함께 있을 때 가장 즐거운 대상으로 60%에 달하는 비율이 '배우자'를 꼽았다.

그러나 아내들은 37%만이 '배우자'를 꼽았고, '친구나 이웃'(29%), '자녀'(26%)가 그 뒤를 이었다. 은퇴 후 남편의 아내 의존도가 아내의 남편 의존도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은퇴 후 소득활동을 누가 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비은퇴자 남편의 상당수(75%)는 은퇴 후에도 자신이 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반면, 비은퇴자의 아내는 과반 이상인 58%가 자신도 소득활동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이와 비교해 실제 은퇴 남편이 아내의 소득활동을 기대하는 비율은 27%로, 비은퇴 남편보다 6%포인트 높았다.

반면, 은퇴자의 아내는 소득활동 참여의향이 46%로, 비은퇴자의 아내의 참여의향 비율(58%)보다 낮았다.

은퇴 후 가사일에 대한 비은퇴자 부부와 은퇴자 부부의 인식도 달랐다.

비은퇴자의 아내 과반수 이상인 59%가 가사일은 계속 자신이 맡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비은퇴 남편도 57%가 은퇴 후 가사노동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향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은퇴한 부부들은 가사일 대부분(77∼78%) 아내의 몫이라고 답했다.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은퇴 전의 부부들은 은퇴 후 상대 배우자가 맡았던 역할을 분담하겠다고 마음 먹는다"면서도 "막상 은퇴한 부부들은 기존의 역할을 고수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은퇴 후 부부간에 조화로운 생활을 위해 역할을 재조정하고 적절히 분담해 나가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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