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포스코 등 진출, 투자규모 크지 않은 것은 다행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며 정국불안이 심화되자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사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코트라에 따르면 태국 현지에는 타이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포스코 타일랜드, 동부스틸, 유니온스틸, 삼성물산, GMM CJ 오쇼핑 등 국내 대기업 다수가 진출해 있다.
관련 중소기업까지 합하면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600여개 정도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태국 진출은 1980년대 초에는 종합상사, 1980년대 후반~1990년대에는 전자·건설분야, 2000년대 이후에는 철강, 서비스업 투자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종의 경우 현지 내수 경기가 위축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태국의 1분기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51만6000대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전년 대비 20~30% 줄어드는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 유력하다.
국내 철강업체의 주요 고객이 현지 자동차 업계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매출 목표는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 업계도 태국의 내수 위축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태국법인은 지난해 말부터 현지의 에어컨, TV, 백색가전의 수요가 줄고 있어 애로를 겪고 있다. 정치 불안으로 올해 태국의 가전제품 판매는 에어컨이 30%, 백색 가전과 TV는 10%씩 시장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태국 현지의에서 가전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매출 감소는 피하기 어렵다.
태국 내 한국계 여행업체는 가장 애로가 크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 관광객은 4월 이후 전년 대비 4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소비재 업종의 경우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며 “내수 위축으로 올해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정치 위기 장기화로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이 애초 4.0% 대에서 2.6~3.0%로 떨어졌으며, 올해 1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태국 투자 비중이 주요 아세안 국가 중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국은 일본기업이 한국기업보다 먼저 진출해 사업 기반을 다져놨으며 다른 아세안 국가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은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초 태국에서 운영하던 전자레인지 공장을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기업의 아세안 사업 비중은 캄보디아가 12%로 가장 높고 이어 베트남 8.4%, 인도네시아 7.9%, 말레이시아 2.5%, 태국 1.4%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