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독’ 송승헌 “베드신, 여배우에게 더 힘들어” [최두선&피플①]

입력 2014-05-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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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사진 = 호호호비치)

송승헌이 벗었다.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송승헌은 ‘한류스타’의 옷을 벗고 ‘배우’의 옷을 입었다. 영화 ‘인간중독’을 통해 첫 노출연기에 도전한 송승헌은 베트남 전쟁 직후 군 관사 내에서 첫 사랑에 빠진 김진평 대령의 삶을 온몸으로 연기했다.

‘고질라’, ‘트랜센던스’ 등 할리우드 대작 사이에서 ‘인간중독’은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18일 현재 누적 관객 수 64만명을 돌파한 ‘인간중독’은 하루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인간중독’ 개봉 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승헌은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분명한 것은 앞선 송승헌의 작품에서 비춰진 정해진 이미지의 틀을 ‘인간중독’을 통해 완전히 탈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가슴이 아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였기도 했지만 선택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노출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감독에 대한 신뢰가 컸고, 작품이 좋았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다. ‘건물을 짓는데 흙 떨어질 걱정을 왜 하나’라는 생각이었다.”

▲배우 송승헌(사진 = 호호호비치)

그의 말처럼 노출은 인생의 반 이상을 연기자로 살아온 송승헌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청춘스타’에서 ‘한류스타’로 진화한 송승헌은 어느새 배우가 되어 있었다.

“사실 노출은 여배우에게 더 힘들다. 난 ‘보여 봐야 얼마나 보일까’하는 생각이었다. 인생의 반 이상을 연기했고, 서른이 넘고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배우로 더 인정받고 싶었다. 송승헌이 나오는 작품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20대의 송승헌이었다면 못 했을 작품이다. 혼자만의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상대역 임지연은 충무로에 신선한 바람을 불고 있는 신예 여배우이다. 두 사람 다 베드신은 처음이었지만 송승헌에게 임지연은 까마득한 후배이다. 상대 배역이 누구보다 중요했던 송승헌에게 임지연은 고마운 존재였다.

“김진평 역을 확정하고, 상대 배우가 누가 될지 생각해봤다. 실제 A급 여배우와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간 것도 사실이다. 종가흔 역할은 신비스런 매력이 중요했다. 김진평이 첫 눈에 반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심은하 선배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좋겠다는 혼자만의 생각이 있었는데 임지연이란 배우가 캐스팅됐다. 굉장한 모험이었지만 영화가 완성됐을 때 화면 속 임지연의 매력이 넘쳤다.”

▲배우 송승헌(사진 = NEW)

송승헌과 임지연의 베드신은 첫 사랑의 열병에 빠진 두 남녀의 사랑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한 장면이었다. ‘방자전’으로 입증된 ‘19금 멜로’의 마스터 김대우 감독은 두 남녀의 조심스런 사랑을 베드신으로 승화했다.

“임지연이 아무렇지 않아 해서 놀랐다. 오히려 내가 주변을 의식했다. 촬영 안 할 때 보면 영락없는 아이인데 대단했다. 둘 다 베드신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위안이 됐다. 무엇보다 베드신이 액션신 만큼 체력적으로 참 힘들었다. 100m 전력 질주한 것처럼 힘들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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