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간 검사결과 발표...천해지 934억원으로 전체여신 28% 차지
청해진해운 관계사 및 관계인에 대한 금융회사의 대출금액이 총 37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사들은 대출심사와 운전자금 한도 등을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이들 관계사 및 관계인들은 불법으로 외화를 유출하고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을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청해진해운 관련 중간검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청해진해운 관계사 및 관계인에 대한 42개 금융회사의 총여신액은 3747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46개 관계사에 대한 총여신액은 3365억원이었다.
앞서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청해진해운과 관계사 및 유병언 일가와 관련해 금융회사 특혜대출, 금융회사 대출금 유용, 외화밀반출 및 재산 해외도피, 회계분식 및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금감원은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관계인에 대한 여신취급과 사후관리, 외환거래, 회계처리 및 보험계약의 적정성 등 금융부문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총 70개사였다.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42.8%)를, 천해지가 청해진해운(39.4%) 등을 지배하며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사는 46개사였다. 유병언 일가와 측근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관계인은 총 186명으로 이 중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인은 총 90명이었다.
관계사별로 보면 천해지가 934억원으로 전체여신의 28%를 차지했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515억원), 아해(249억원), 온지구(238억원) 순이었다. 금융회사별로는 은행(13개) 2822억원(83.9%), 상호금융(10개) 322억원(9.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청해진해운 관계인 186명중 여신이 있는 90명에 대한 17개 금융회사 총 여신액은 382억원이었다. 관계인별로는 이석환 ㈜에그앤씨드 대표이사가 92억원으로 전체여신의 24%를 차지했으며 이어 유대균(69억원), 유혁기(35억원), 김혜경(27억원), 권오균(15억원) 순이었다. 금융회사별로는 은행(7개) 211억원, 상호금융(10개) 171억원이었다.
이번 검사 결과 금융사들은 대출심사와 운전자금 한도 등을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은 대출취급시 미래 수익성을 과대평가한데 이어 자금용도가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운 관계사의 채무상환 지원임을 알면서도 자금용도 심사를 생략했다. 실제 담보가를 평가할 수 없는 교회건물인 기독교복음침례회가 담보를 취득했다.
운전자금 한도도 부실하게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금한도 산정 예외적용대상 등에 대한 검토도 없이 지속적으로 운전자금 한도를 초과해 취급했으며 대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한도제도 적용을 사실상 배제 및 중소기업 대출 취급시 운전자금 한도 산정방법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도록 운전자금 한도관리제도 운영했다.
또 대출조건 미이행에 대한 조치도 허술했다. 신규점포 개설에 필요한 세부 자금명세 및 점포 개설여부도 점검하지 않고 기업운전자금대출을 취급했으며 현금수입계좌 유치 등 대출승인조건을 미이행하였음에도 별도조치를 실시하지 않았다.
관계사가 운전자금으로 대출받아 다른 관계사 및 관계인을 지원하고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부실징후 기업에 해당하는 관계사 대출금의 자산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하는 등 대출자금 용도의 사후관리도 부실했다.
검사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관계사 및 관계인들의 불법 외화유출 혐의도 적발됐다. 이들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을 은폐하고 자산가격을 부풀리는 등 회계분식 혐의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향후 검찰과 공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통보하는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 및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심의절차 등을 거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아울러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자금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금융권 건전성 등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검사과정에서 드러난 금융관행 및 제도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개선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