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실 이동 및 의식 회복 시점에 촉각
이건희<사진>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0시 15분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시술을 받고 입원한 지 이틀째인 1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삼성 관계자들의 긴장감은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다. 이 회장이 이날 오전 8시 30분 심폐보조기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화장치)를 떼고 자가호흡을 하는 등 병세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분위기는 다소 유연해졌지만, 이 회장의 현재 상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삼성과 병원 측 모두 공식 발표 이외에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병원 3층 중환자실에서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다. 에크모를 제거한 것은 심장과 폐의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의미인 만큼, 관심은 VIP실(일반 병실) 이동 및 의식 회복 시점에 집중되고 있다.
의식 회복 여부는 저체온 치료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13일 오전 경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저체온 치료가 진행 중인 동안에는 약물을 통해 인위적으로 환자의 의식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환자는 저체온 치료 시 환자는 깊은 수면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치료가 끝난 후에야 의식을 회복한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중환자실에서 VIP 병실로 언제 이동하느냐다. 일반 병실로의 이동했다는 것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가 한결 나아졌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에 있는 이유는 각 과의 의사 및 간호사들이 바로 옆에서 (이 회장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라며 “VIP실에서도 전담 케어 및 집중 관리가 가능하지만, 의료진이 항상 옆에서 대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에크모를 제거한 만큼 이 회장의 병세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관계자 역시 이 회장의 병세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13일 오전 저체온 치료 종료 후 의식이 회복되더라도 이 회장은 뇌 손상 여부 및 심장근육 손상 가능성 등에 대한 추가 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초동 대처로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된 시간이 길지 않았고, 심폐 기능도 빠르게 회복한 만큼 후유증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지만, 72세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면밀한 검사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회장이 입원 중인 3층 중환자실은 5~6명의 삼성그룹 직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20층 VIP병실로 통하는 공간에도 삼성서울병원 관계자가 외부의 출입을 막고 있고, 자동문 안의 VIP병실이 있는 내부에도 보안 요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