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 날 대통령상 받은 ‘위탁모’ 백을생씨

입력 2014-05-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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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전 아이들 10년간 600명 돌봐”

“가슴으로 낳은 사랑, 입양은 감동입니다.”

최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각이 늘어나며 입양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백을생씨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잠시 돌봐주는 위탁모이다. 2005년 동방사회복지회에서 위탁모를 시작한 백씨는 10년간 무려 600명이 넘는 아이를 돌봤다.

지난 10년 동안 짧게는 한 달, 길게는 5~6개월간 계속해서 친자식처럼 돌봤던 백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제9회 입양의 날인 11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다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시상식은 열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친자식 키우기도 힘든데 왜 사서 고생하냐고 많이들 묻는다는 백씨는 하지만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보면 고생은 모두 잊고 행복과 보람을 더 크게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반년 아이를 키우다 새 부모 품으로 보내는 일이 ‘위탁모의 숙명’이라지만 그는 “이별은 매번 어렵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미 한차례 상처입은 아이들이 또다시 어른들의 실수로 잘못되진 않을지 걱정부터 하게 된다”며 “그래서 항상 아이들이 새 가정에서 행복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양은 친부모만 탓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확고한 생각이다. “직접 위탁모를 해보니 아이를 포기하는 경우는 미혼모나 경제난을 겪는 부모들이 대부분인데 얼마나 힘들면 그랬겠느냐”며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친부모와 생이별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제가 바라는 것은 위탁모가 필요없는 세상”이라며 “육아 환경이 나아지고 시민의식이 개선돼 더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입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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