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대폰시장 공략방법 각사각색(各社各色)

입력 2006-06-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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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브랜드 인지도·LG 제품 차별화·팬택 SKT와 공동 마케팅

휴대폰 업계가 최근 미국시장 공략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단계에 접어든 '레드오션'으로 평가되면서 시장규모나 잠재성에서 블루오션인 미국시장 공략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업계는 자사의 기업문화, 제품 등의 차이 만큼이나 상이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어 그 성공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미국 휴대폰 시장은 가입자 수가 2억749만명에 달하는 거대시장으로 GSM와 CDMA의 비중이 각각 전체시장의 42%, 46%를 차지하고 있으며 GSM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558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싱귤러 와이어리스(Cingular Wireless)가 미국 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이며 그 다음으로는 버라이즌 와이어리스(Verizon Wireless), 스프린트 넥스텔(Sprint Nextel), T-모바일(T-Mobile), 알텔(Alltel) 순이다.

국내휴대폰 제조업체의 '빅 3'인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은 각각 자사의 브랜드를 그대로 가지고 미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놨다.

이들 모두 자사의 브랜드 밸류를 높인다는 기본적인 마케팅 목표를 같으나, 시장을 뚫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한마디로 '브랜드에서 시작해서 브랜드로 끝난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의 브랜드인지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가 정책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마케팅에 드는 비용은 절대로 아끼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대대적인 광고와 프로모션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 휴대폰에 관한 품질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고 제품 선별에 있어서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에게 '저가 폰'을 내놓기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삼성 브랜드를 믿고 산다'는 식의 인식을 키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 내에서의 삼성 브랜드의 비보조 인지도는 38%에 불과하다. 회사측은 이를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옥외 및 방송광고, 디지털 체험관 운영 등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큰돈을 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신규업체에게는 관대하지만 선두권 업체에 올라서 수성(守成)하기 보통 어려운 곳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노키아, 모토롤라 등 기존 선도 업체들은 물론 소니에릭슨 등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기 위해선 고가 프리미엄 정책뿐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생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시장 휴대폰 판매 대수는 총 3500만대였으며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18%를 차지, 모토로라에 이어 시장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과 5월에 미국시장에 출시한 실버폰 '지터벅'과 9.8 mm 두께의 초슬림폰(SGH-t509) 등도 바로 이런 전략에서 나온 제품들이다.

지터벅은 미국 내 부유한 노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초간편 실버폰으로 미국 이동통신사 '그레이트콜'을 통해 보급되고 있다. 지터벅은 다양하고 복잡한 최신 휴대폰을 다루기 힘들어하는 노년층을 위해 기존 숫자 버튼 대신 커다란 버튼 3개만으로 휴대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바(Bar)타입의 초슬림폰은 상반기에 열렸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북미 최대 정보통신전시회 `CTIA 2006`에서 `최고 휴대폰(Best in Show)`상을 수상하며 관심을 모았던 제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미국에서 CDMA 휴대폰 1위, GSM휴대폰 4위로 전체 휴대폰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던 LG전자는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는 자체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의 밑거름에는 "(마케팅)비용은 최소로 효과는 극대화"라는 독특한 전략이 큰 몫을 했다.

삼성전자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마케팅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LG전자쪽은 브랜드 관리에 앞서 제품의 차별화에 주력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활동의 대부분은 매체광고로 주무대이기는 하지만 LG전자는 그 보다는 준비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즉 물건을 사러오는 접점지역에서 마케팅활동을 전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매체(Mass Media) 광고와 맨하탄에 럭셔리한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데 반해, LG전자는 선택적인 광고와 함께 고객이 자발적으로 방문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충분히 체험토록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비용을 최대한 줄이지만 효과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시장 역시 LG전자는 중가 이상을 포함한 고가 시장으로 보고 좀더 넓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2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의 가장 큰 공급사로 떠오른 LG전자는 생산기지인 ‘샌디에고’에서 유명인사들에게 신제품을 보내 인지도를 높이게 하고 있다.

유명인사들이 사용하게 되면 간접적인 광고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일종의 구전마케팅이다.

지난 6월 1일 팬택계열은 ‘팬택(PANTECH)’ 자체브랜드로 미국 GSM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GSM 방식 초소형 카메라폰 ‘팬택 C300’을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싱귤러 와이어리스에 공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미국 최대 CDMA사업자인 버라이즌에 이미 자체 브랜드로 휴대폰을 직납을 시작한 팬택계열은 이로써 ‘팬택’브랜드로 미국내 GSM과 CDMA 시장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

팬택계열은 올해 슬림폰과 MP3폰 등 신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미국 수출 물량을 전년대비 20%이상 늘리는 한편, 사업자 직납비중도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의 미국 진출 통신사인 힐리오(HELIO)와 함께 디즈니 모바일(Disney Mobile)에 자체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는 등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사진설명: 삼성전자가 자사의 휴대폰과 최대 10m 이내거리에서 4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한 무선 헤드셋은 지난달 유럽과 미국 시장에 먼저 출시돼 10만대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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