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약 16만 달러 물어야…일부 오류 발견돼 수정 위해 5일 평의 재개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미국 특허소송 2차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손해배상 규모가 애플이 당초 요구한 것에 크게 못 미치고 삼성의 주장도 일부 받아들여져 삼성의 완패는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본 사건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2일(현지시간) 배심원들은 삼성이 애플에 약 1억1962만5000달러(약 1231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8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평결에서 삼성이 애플의 특허 2개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다른 2개에 대해서는 특허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밀어서 잠금해제 등 자사의 특허 4개를 침해했다며 22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삼성도 애플이 자사 특허 2개를 침해한 혐의로 700만 달러를 요구하며 맞고소했다. 이번 평결 배상금액은 애플 요구액의 18분의 1 수준이다.
4주 간의 재판 기간 양측은 배심원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다. 애플은 삼성이 아이폰이 장악했던 스마트폰시장에서 자사를 빠르게 따라잡고자 소프트웨어 기능 등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애플이 혁신보다는 소송 등으로 경쟁사를 훼방놓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삼성도 일정 성과를 얻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배심원들은 이날 평결서 애플이 삼성의 디지털 이미지와 음성 기록 전송 관련 특허(449)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인정했다. 또 배심원들은 애플에도 삼성에게 15만8400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앞서 1차 소송에서 삼성이 애플 하드웨어 특허 6개를 침해한 혐의로 삼성이 9억3000만 달러를 물어야 한다고 판결해 삼성의 완패로 끝난 것과는 자뭇 다른 결과다. 현재 삼성과 애플 모두 이에 대해 항소한 상태다.
재판을 담당하는 루시 고 판사는 이날 배심원 평결에 대해서도 양측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평결에서는 일부 오류가 발견돼 수정을 위해 5일 평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브라이언 러브 산타클라라대 법학과 교수는 “애플이 많이 승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손해배상 금액은 애플이 요구한 것의 10%에도 못 미쳤다. 애플이 소송에 들인 돈을 크게 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