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문학적 소양 평가 증가 추세… 10명 중 7명은 “소양 평가 긍정적”
상반기 공채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들의 채용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구직자들의 이목을 끈다. 올 상반기 채용 트렌드가 인문학적 소양 평가의 비중 증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삼성그룹에서 역사 등의 문항을 직무적성 검사에 추가하고, 현대차그룹은 역사 에세이 문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인문학적 지식과 교양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구직자들은 채용 시 인문학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 취업포털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꼴로 이 평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최근 신입 구직자 396명을 대상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설문한 결과 66.9%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 이유로는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50.2%,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사고의 깊이를 평가하는 좋은 방법이라서’(49.1%), ‘스펙 인플레가 비교적 덜할 것 같아서’(21.1%), ‘획일화된 평가 방식이 아니라서’(20.4%) 등의 순이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밝힌 응답자(131명)는 반대 이유로 ‘평가기준이 불분명해서’(42.7%, 복수응답), ‘준비해야 할 것이 더 많아져서’(35.9%), ‘일부 전공자에게만 유리한 것 같아서’(33.6%), ‘직무와 크게 연관되지 않는 것 같아서’(28.2%) 등을 들었다.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구직자의 절반 정도인 48.2%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준비하기 너무 광범위해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지원기업에서 원하는 것을 알기 어려워서’(23.6%) 등의 답변이 나왔다.
실제 기업에서 실시하는 인문학 평가 방법 중 가장 준비하기 어려운 것으로는 ‘에세이, 논술 등 서술 평가’(37.7%)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현재 기업에서 인문학적 소양 평가가 강화되고 있음을 체감하는지에 대한 문항에는 46.2%가 그렇다고 밝혔다.
대학 3학년인 박모(21)씨는 “대학 1, 2학년 때는 공인영어점수 올리기와 각종 자격증 획득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취업과 관련 해당기관의 인재상, 즉 인문학적 소양 평가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며 “선배들도 요즘 그쪽에 포커스를 맞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전체 구직자 절반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그 방법으로 가장 많은 79.8%가 ‘인문학 서적 읽기’라고 답했다.
이 외에 ‘인문학 강연회 참석’, ‘인문학 소양 관련 채용 기출문제 풀기’, ‘인문학 스터디 그룹 참여’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었다.
구직자들이 인문학적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관련 행사에 참석하거나 관련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이를 통해 쌓인 자신만의 소양을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기업이 인문학적 소양 평가를 도입하는 이유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폭넓은 사고와 창의적 생각을 할 수 있는 인재가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인문학적 소양은 단기간에 쌓을 수 없는 만큼 꾸준하게 관련 서적과 강연을 들으며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이를 토대로 평소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 BC카드, 현대다이모스, 동아쏘시오그룹, 엔씨소프트 등이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신입부터 인턴, 경력직에 이르기까지 채용 대상이 기업마다 다양하다. 4년제와 2년제 대학 졸업자 등을 대상으로 모집이 진행되며 전문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이들 기업은 오는 4, 7, 9일 각각 서류접수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