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2주만에 미래전략실 6명 교체… 베테랑 임원 ‘전자’에 전진 배치
이건희 회장이 귀국 2주 만인 지난달 30일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삼성미래전략실’의 새판을 짰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김종중 전략1팀장(사장)을 제외한 팀장급 인사 6명이 교체된 대대적 개편이다.
미래전략실은 그룹 사업별로 전략1팀(전자), 전략2팀(비전자), 금융일류화추진팀(금융TF)이 업무를 분담해 큰 틀을 짜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번 인사로 미래전략실은 △인사지원팀장 정현호 경영진단팀장 부사장 △전략2팀장 부윤경 삼성물산 기계플랜트사업부장 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장 이준 삼성전자 기획팀 전무 △기획팀장 이수형 준법경영실 부사장 △경영진단팀장 박학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준법경영실장에 성열우 준법경영실 부사장이 각각 새롭게 합류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팀장급을 계열사로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간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하던 정금용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으로,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은 삼성전자 법무팀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이 같은 자리 이동은 삼성의 중추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마하경영에 속도를 내라는 이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중량감 있는 핵심 인물을 좀더 현장에 가깝게 포진시켜 변화와 혁신을 이뤄 내라는 주문이라는 것.
이번 결정에 대해 한편으로는 ‘성과주의 원칙’이 깔려 있다는 시각도 많다. 성과주의 원칙은 그간 삼성의 인사에 가장 큰 기준으로 적용돼 왔다.
이번 인사를 살펴보면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을 제외하고 유임된 인물은 전자부문을 맡는 전략1팀의 김종중 사장뿐이다. 비전자계열은 모두 교체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이 회장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쏠림 현상은 지난해부터 심화되고 있다”며 “이번 인사는 비전자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신상필벌 원칙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연초에 “다시 한번 바꿔라”며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삼성의 ‘미래’를 위해 ‘미래전략실’부터 바꾸는 강수를 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