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표 수리를 세월호 사고수습 이후로 미루면서 ‘시한부 총리’ 신세가 된 정 총리의 활동 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는 사고수습 기간 동안 총리직을 유지하게 됨에 따라 당분간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최소한의 일정만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의표명 후 맞은 첫날인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부들과의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국조실 업무와 세월호 사고수습 현황 등을 보고받으며 업무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지금은 하루빨리 구조 작업을 완료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할 때인만큼 끝까지 모든 역량과 지혜를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국무총리실과 각 부처는 맡은 바 본연의 업무도 흔들림 없이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정 총리는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안산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분향을 끝내고 나오던 정 총리는 사의 표명 시점이 무책임했다는 지적에 대해 “조문을 온 자리에서 그런(사의표명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유족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사표수리 전까지 간부회의를 비롯해 국무회의, 국가정책조정회의 등 내각 통할 업무를 중심으로 맡은 책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총리실은 전했다. 그 외 각종 기념식, 개소식 등의 행사 참석을 취소할 계획이며 경우에 따라 각종 위원회도 김 국무조정실장이 대신 주재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사의가 수용된 정 총리는 당분간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자리만 보존하는 ‘식물 총리’'로 전락하게 되면서 세월호 사고수습 과정에서 컨트롤타워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최소한의 책임을 이어가겠지만 적극적인 지휘권 행사나 리더십 발휘가 힘든 상황에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흔들림 없이 책임있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