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관중의 경제학] 유럽에선 거리응원 위해 입장료 내고 참가

입력 2014-04-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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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스페인간의 유로 2008 결승전을 관전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열린 퍼블릭 뷰잉에 함께한 독일 축구팬. AP/뉴시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폴란드와의 조별라운드 첫 경기 당시 전국 거리응원에 나선 인파는 약 52만 명(이하 경찰 추정치)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더욱 많은 인파가 모였고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420만 명을 기록한 인파는 스페인과의 8강전에 500만 명 그리고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는 700만 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독특한 방식의 거리 응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례가 없는 만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사실상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처음으로 거리응원이 시작된 대회였다. 하지만 몇몇 대기업이 주관하고 후원하는 국내와는 그 모습이 조금 다르다. 퍼블릭 뷰잉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독일의 거리응원은 도시별로 일정한 공간–주로 도시별 시청 광장-을 바리케이드를 쳐서 외부와 차단한다. 그리고 독립된 퍼블릭 뷰잉 장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정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독일월드컵 당시에는 독일 주요 도시에서 퍼블릭 뷰잉이 열렸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베를린, 하노버, 함부르크, 뮌헨 등 주요 대도시들이었다. 수 천 명 많게는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약 4~5유로(약 7000~8000원)를 내고 입장하면 음료 쿠폰의 역할을 하는 입장 티켓으로 한 두 잔의 정도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방식이다. 물론 이는 사전에 조직위원회로부터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것은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과도 협조 체제를 이뤄 진행한다. 때문에 퍼블릭 뷰잉을 하는 장소에서는 FIFA의 공식 스폰서들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다.

2006년 월드컵 당시에는 해당 장소별로 경기당 1만 명 정도의 인원이 단체 응원을 펼치며 함께 경기를 관전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서 공동개최한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이는 인접국으로 확산됐고 비엔나, 잘츠부르크, 바젤(이상 오스트리아), 베른, 취리히, 제네바(스위스) 등에서 퍼블릭 뷰잉이 열렸다. 최근에는 규모가 작은 도시에서도 규모는 작지만 공동 응원 문화가 자리잡은 모습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당연히 거리 응원은 계속될 예정이다. 점차 확산된 새로운 응원 문화는 시차로 인해 자정에 이를 때까지 경기를 시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당초 독일 정부는 늦은 시간의 소음을 우려해 밤 10시 이후의 퍼블릭 뷰잉은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경기가 밤 10시에 열리자 이 같은 규정을 바꿨다. 독일 환경부 장관인 바바라 헨드릭스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음 규제나 환경에 대한 문제 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월드컵 같은 큰 이벤트를 위해서는 예외 규정을 둘 수 있다”며 단체 거리 응원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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