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탈출학생 증언 "누구도 어떻게 대피하라고 하지 않았다"

입력 2014-04-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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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남 진도 해안에서 침몰한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목포경찰서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6일 오전 세월호가 침몰 시 탈출한 학생들은 선장과 일부 승무원이 승객구조를 뒤로하고 서둘러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산 단원고 A양은 “사고 직후 우왕좌왕하는 사이 선장이 혼자 먼저 탈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꼈다”며 “맨발로 갑판으로 무작정 뛰어나가 공중의 헬기 사다리를 붙잡았다”고 말했다. 단원고 학생 중 최초로 구조된 A양 자신보다 먼저 도착해있는 선장을 목격하고 “무책임한 선장 때문에 배에 갇힌 선생님과 친구들이 구조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전 뭔가에 부딪히듯 '쾅' 소리가 난 뒤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수 초만에 배가 급격히 기울었다”며 “그러나 누구 하나, 어떻게 대피하라고 안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학교 B양은 “배가 갑작스럽게 기울어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졌을 때 아이들 사이에 선장이 혼자 탈출하고 없다는 이야기가 퍼졌다”면서 “탈출은 생각도 못한 채 친구들과 방 안팎을 오가며 우왕좌왕했다”고 회고했다. B양은 “당시 학생들을 인솔하는 어른도 없었고 어떤 아저씨는 힘이 약한 여학생들을 손으로 밀치며 먼저 나가기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C군은 “조종실 같은 곳에서 선장인지 승무원인지로 보이는 사람이 사다리 타고 내려왔다”며 “그때 다른 승무원은 방송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나는 4층 갑판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나왔는데 방안에 있던 다른 친구들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배가 순식간에 넘어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D군은 “헬기가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3층에서 선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열심히 (밖으로)올라갔다”며 “그때 상황이 무척 안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쪽에서 어떤 아저씨가 살려달라며 욕을 해댔다”며 “그땐 왜 저러나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모든 상황을 알고 그런 거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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