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리모델링] “낙후시설 개선 집값↑” vs “지역 편차로 수익성 한계”

입력 2014-04-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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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예년 수준 회복”… 조합설립~완공 7년이상 소요 부담

▲오는 25일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행을 앞두고 사업 추진단지가 많은 분당신도시 주택시장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분당신도시 아파트 전경. 뉴시스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이달 25일 본격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리모델링 단지들이 낙후시설 개선과 함께 가격도 상승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효과가 사업성이 좋은 일부 단지에 국한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 수직증축의 가장 큰 수혜지로 분당 아파트 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분당신도시는 전체 아파트의 76%(8만6339가구)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12개 단지 중 8개 단지가 분당에 몰려 있다.

◇수직증축 시행 앞두고 지자체·조합 기대감 ‘증폭’= 성남시도 최근 리모델링 시범사업에 공모한 11개 단지 중 6개 단지(5223가구)를 시범단지로 선정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조합이 설립된 선도추진 시범단지로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562가구)와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1156가구) 등 2개 단지를 선정했다. 아울러 공공지원 시범단지로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770가구), 정자동 느티마을 4단지(1006가구),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563가구), 야탑동 탑마을 경향ㆍ기산ㆍ진덕ㆍ남광아파트(1166가구) 등 4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6개 시범단지는 성남시의 리모델링 기금을 통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게 된다. 리모델링 기금은 현재 100억원이 확보된 상태며, 10년간 5000억원이 조성된다. 선도추진 시범단지는 기금 조례에 따른 조합사업비(필요 금액의 80% 이내), 공사비 융자(총 공사비의 60% 이내), 이차보전(2% 이내 이자 차액 보전) 등 시가 마련한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에 맞춰 대상 아파트들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남시가 리모델링 선도 단지로 선정한 분당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 조합은 15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다. 입찰에는 포스코건설 1개사가 단독 응찰했다. 조합 측은 응찰서를 검토한 후 예정대로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매화마을 1단지와 마찬가지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돼 있어 선도단지로 선정된 한솔마을 5단지는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공을 담당하는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미 기존 15층을 18층으로 높이고, 가구 수도 15% 확대하는 설계안을 마무리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 통과 등에 맞춰 설계안을 이미 마련했다”며 “기존 1156가구에 170가구를 추가해 15층에서 18층으로 리모델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솔마을 리모델링조합 관계자는 “3개 층을 올려 가구 수를 늘리면 조합원이 추가로 내야 할 분담금이 기존 7000만~1억원에서 최대 40%가량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성 개선으로 리모델링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가격 우상향… 일각에선 우려감 표시 = 리모델링 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가격도 우상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당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 전용면적 60㎡는 올해 1월 2억9100만원, 2월 3억4000만원에 실거래된 후 현재 로열동 매물은 호가가 3억7000만원에 나와 있다.

분당 정자동 S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올해 초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오르면서 예년 시세를 거의 회복했다”면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여 매물이 많지는 않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거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거래 자료를 보면 올해 1~2월 분당구 아파트 거래량은 총 13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0건)보다 4배가량 늘었다. 아파트 값도 올 들어 3월까지 1.3% 상승하며 서울·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향후 리모델링 시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현 시점에 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수직증축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조합 설립에서부터 완공까지 가려면 7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또 공사에 걸리는 2~3년 동안 주민들은 살 집의 전세금과 이사비용을 부담하고 생활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추가 분담금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수직증축이 가구별 리모델링 분담금을 낮출 수 있지만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고 리모델링 비용이 만만치 않아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며 “또 지역별로 사업성 편차가 크고 리모델링에 따른 이주문제도 마련해야 하는 등 숙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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