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 ‘이카루스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딘의 저서는 파격적 주장을 담고 있기 때문에 고정관념을 뒤흔들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는 복종의 줄을 벗어나 진정한 아티스트의 삶을 살아가라고 재촉한다.
“이제 달라져야 할 순간이 왔다.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부를 쌓아 가던 산업사회의 시대가 저물고 연결과 관계라는 완전히 새로운 것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이른바 연결 경제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연결 경제가 중요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부를 쌓던 시대가 가 버렸는가? 나는 되묻고 싶다. 이따금 저자들이 ‘신경제’나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도래’ 등과 같은 용어를 즐겨 사용할 때는 한 번 정도 의심을 해 봐야 한다.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는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아무래도 미심쩍다.
저자가 던지는 “오랫동안 마음 깊숙이 간직해온 뜨거운 열정을 드러낼 때다”라는 말은, 가능하면 조직을 떠나라는 조언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독자들은 이런 주장에 ‘혹’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도래라는 유행어를 자주 들어온 사람들은 “이건 아닌데”라는 본능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아키루스의 자만’처럼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는 더 큰 자만감을 가져야 하고 아티스트로서 그런 자만감을 발휘하며 살아가라는 것이다. 이런저런 과장이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는 어느 분야에서 무엇을 하든지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조언이다. 아티스트의 삶은 어떤 삶인가.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통해 자아를 넓히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관객을 변화시킨다. 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작품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문장에 핵심에 들어 있다.
저자가 우리에게 ‘성공하는 아티스트들의 습관’으로 내놓은 제안도 주목할 만하다. 자신이 만든 것을 파는 방법 배우기, 감사의 글 전하기, 강연하기, 자주 실패하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예측하기, 남들을 가르치기, 매일 글 쓰기, 다른 사람들을 연결해 주기, 모임 주도하기….
이런 습관들, 또는 자신의 비전과 어울리는 또 다른 당신만의 습관을 실천하면 된다. 그래서 그 습관을 자기 일로 그리고 자신이 책임지는 과제로 만든다면 여러분의 아트는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가장 우려하는 ‘아티스트답지 않은’ 삶은 관성적으로 행동하거나 기계적으로 대응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저자 스스로 아티스트로 살아간다는 점에서 다소 극단적 유형의 삶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일상의 지루함 때문에 기분이 착 가라앉아 있는 사람들이 들이킬 만한 코카콜라에 비유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