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규제개혁 끝장토론 이후 게임 셧다운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문화연대는 8일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위헌보고서'를 발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위헌소송에 이어 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위한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6시까지 심야 6시간 동안 인터넷 게임을 제한하는 제도로 2011년 11월20일부터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이 법이 실효성이 떨어지고 게임산업을 저해하는 대표적 악법이라며 시행전부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병찬 변호사는 “시행 한 달 뒤 헌법 소원을 제기하면서 비가온뒤 땅이 굳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게임 산업에 악재인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길 바랐지만 지금도 한국 사회가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게임사업자, 학부모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위헌”이라며 “국가 질서 유지를 위해 법률로 규정을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심해지면 위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기본권 침해 이유로 크게 6가지를 제기했다. 청소년의 경우 ‘게임을 할 권리’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평등권’ 등 3가지 기본권이 침해받고, 부모는 교육권을 침해받는다. 게임업체도 표현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체적으로 헌법상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인터넷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심야에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하루에 3병 이상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자로 판단할 수 있지만, 밤12시 이후에 술을 마신다고 해서 그 사람을 중독자로 보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못하게 막아야지 특정시간을 막는 것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또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부모의 교육권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을 비판하면서 “게임중독의 원인은 게임의 중독성이 아니라,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라고 강조했다.
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셧다운제가 쉽게 통과되는 과정을 보면서 정부가 얼마나 청소년 정책을 가볍게 보고 있는지 알게 됐다”면서 “청소년 중에 게임중독자는 일부인데, 그 일부를 가지고 청소년 전체 집단에 규제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규제들이 청소년 입장에서 볼 땐 결국 어른들의 독재”라고 쓴소리를 가했다.
문화연대는 이번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위헌보고서 자료집을 헌법재판소와 여성가족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상임위 뿐 아니라 각 부처에 배포할 예정이다.
문화연대는 지난 2011년 11월 강제적 셧다운제가 위헌이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청소년의 기본권, 인격의 발현 및 평등권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화연대가 제기한 위헌소송은 지금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