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국내외 관계사 7곳에 투자...檢, 차명 가능성 염두
[e포커스] 검찰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측의 개인자금이 흘러들어간 HH개발 등 국내외 회사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일가가 HH개발을 통해 466억원가량의 뭉칫돈을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HH개발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계장부상 주임종단기차입금 계정을 활용해 개인 돈을 회사에 빌려주고 부동산과 국내외계열사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사는 매입한 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남긴 후 허재호 전 회장측에게 돌려주는 형태의 거래를 통해 수백억원의 개인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함께 확인됐다.
허 전 회장측과 HH개발간의 연도별 자금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 2007년 허 전 회장측은 138억원을 회사에 빌려주고 34억원을 상환 받았다. 2008년에는 회사에 빌려준 채권 466억원 중 263억원을 한꺼번에 돌려 받았다. 당시 회사는 허 회장측에 대한 돈을 갚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동두천시 골프장 운영업체의 지분 50%를 매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주임종단기차입금 계정을 통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가량의 현금이 오고가는 등 HH개발이 허 전 회장측의 개인금고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측의 개인자금은 HH개발을 통해 주로 부동산과 국내외 계열사에 투자가 됐다. 2012년말 현재 회사의 총자산 규모는 403억원 수준이다. 이 중 유동자산은 126억원으로 대부분 계열사에 대한 대여금과 용지 등으로 계상이 돼 있다. 비유동자산 277억원 중 절반가량은 투자자산으로 매도가능증권(지분 투자)와 계열사에 대한 장기대여금이다. 유형자산은 토지가 83억원, 건물 54억원 등이다. 보증금 22억원 등이다.
특히 비유동자산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 계열사다. HH개발은 홍콩과 뉴질랜드에 각각 1개씩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회사에 16만 홍콩달러와 790만 뉴질랜드달러를 빌려준 상태다. 국내에는 가구판매업체인 뮤제오와 주택시행사 보산물산 지분을 각각 100%와 40%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HH개발 감사보고서상 나타나지 않는 관계회사도 확인됐다. P건설과 H건설 두곳이다. 푸른건설은 광주시 금남로에 위치한 건물관리업체로 대표가 HH개발의 대표이사인 H씨다. 또 HH개발은 광주시 쌍촌동에 소재한 HA건설의 땅에 대해 근저당 설정을 해놓고 있는 등 별도의 자금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HH개발에 투입된 개인자금이 차명재산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