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재테크] ‘돈 새는 구멍’ 못찾을 땐 ‘복식부기’ 가계부 쓰세요

입력 2014-04-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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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 하만영 수석연구원

“지금 가계부를 쓰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차피 매월 적자인데 귀찮게 왜 가계부를 써야하나”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을 모으고 굴리기 위한 기초작업이 바로 현재시점의 가정 재무상태와 지출에 대한 점검이라고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가계부 작성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한 투자자라면 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은 줄어들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인 지출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가계부를 써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주로 사용한 가계부가 수입이 있으면 수입을 기록하고 지출이 있으면 지출을 기록하는 용돈 기입장과 같은 형태로 작성해 지출관리에 효과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물건 구입에 사용한 금액이나 저축한 금액, 또는 대출을 상환한 금액 이 모든 경우가 지출로 처리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은 지금 내 통장(혹은 지갑)에 지출후 남은 잔고밖에 없다.

이런 점 때문에 열심히 가계부를 쓰지만 생활의 변화가 없고,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계부를 안 쓰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또 최근에는 대부분 보통 금융계좌(예금통장, CMA, 마이너스통장 등)가 여러 개이고, 신용카드도 여러 장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등 보험, 적금,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가계의 현황을 수입과 지출 2가지 항목으로 정리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복식부기로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이다. 복식부기는 거래의 양쪽(주고받는) 측면을 함께 기록해 재산의 현황(자산, 부채, 자본)과 현금의 흐름(수입, 지출) 등 재정상태를 모두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복식부기 방식으로 가계부를 작성하게 되면 △수입은 어느 통장으로 들어갔는지 △어느 통장에서 이자가 발생했는지 △지출은 현금을 사용할 경우 지갑 속 현금이 얼마로 줄었는지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부채(신용카드 결제금액)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함께 기록할 수 있다.

스스로 가계부를 복식부기 방식으로 작성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낄 수 있다. 최근에 몇몇 인터넷가계부 업체들이 복식부기 가계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각 업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입력방식만 익숙해지면, 가정의 손익현황, 자산현황을 쉽게 작성·조회할 수 있다.

살면서 돈을 벌고 또 저축을 하고 지출을 관리하는 이유는, 돈은 많든 적든 살아있는 동안 계속 필요한 것이고, 나와 가족의 삶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50대는 자녀의 교육비, 결혼자금 등 큰 지출을 앞두고 있으며 은퇴 후 월급을 대체할 현금흐름(혹은 소득원)을 만들어야하는 시기다. 현재 가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이 얼마인지 그 순자산으로 향후 어떻게 현금흐름을 만들어 생활해 갈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복식부기 가계부를 작성해 보자.

처음부터 가계부를 완벽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다. 돈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 자체가 이미 긍정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고 바로 지출이 줄거나 저축액이 갑자기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통장잔액 혹은 지갑에 현금이 얼마 남아있는지를 보지 말고 가정의 순자산이 얼마나 증가(감소)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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