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 과도한 기대 금물"…눈높이 낮춘 증권가

입력 2014-03-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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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5 출시에 힘입어 오름세를 탄 삼성전자 주가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눈높이를 낮추고 있어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그 이유로 갤럭시S5의 실적 기여도가 전작인 갤럭시S4에 비해 크지 않고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겨우 만족시키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웠다. 심지어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기도 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6∼27일 이틀 연속으로 3%대 상승폭을 나타내며 크게 올랐다.

전날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공식 출시일보다 2주 정도 앞당겨 갤럭시S5를 일제히 출시하면서 신제품 출시 효과가 부각됐다.

특히 전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2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주가는 11거래일 만에 130만원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오히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며, 갤럭시S5 출시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갤럭시S5 판매를 통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겠지만 갤럭시S4에 비해 출시 효과는 약할 것"으로 봤다.

갤럭시S5가 출시 첫 분기에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정도가 갤럭시S4 당시와 비교해 약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갤럭시S4는 출시한 첫 분기에 2천만대가 팔린 뒤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갤럭시S5는 출시 첫 분기 1천800만대가 팔린 뒤 완만하게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주력 모델에 집중하는 방법에서 다양한 변종 모델과 중저가 제품군을 함께 판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갤럭시S5에 대한 시장 주목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갤럭시S5의 영업환경도 갤럭시S4 때보다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노근황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5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혁신이 제한된 가운데 하이 엔드(high end) 스마트폰 수요 둔화, 아이폰6에 대한 기대 수요,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등으로 전체 영업환경이 갤럭시S4 때보다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갤럭시S5가 삼성전자의 실적에 큰 기여를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이날 NH농협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8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낮췄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 동안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부문의 성장 둔화로 이익 개선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며 목표주가를 낮춘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36조8천억원으로 기존보다 5.5% 하향 조정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180만→170만원), 한화투자증권(165만→160만원), HMC투자증권(170만→150만원)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올해 최저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 3분기부터는 영업이익 증가와 함께 주가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상승할 것"이라며 현재를 저점 매수할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금의 박스권을 뚫고 나가려면 보다 시장에 확신을 줄 만한 모멘텀이 있어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주된 의견이다.

서원석 연구원은 "박스권을 돌파하려면 실적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유지능력, 차세대 사업 추진, 주주환원 정책 측면에서 가시적 개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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