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매니저란 직업의 매력 -마쿠스 회플 MHM 대표

입력 2014-03-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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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마쿠스 회플(40). 내 이름보다 마리아 회플-리쉬(29)의 남편으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다. 내 아내는 독일 알파인 스키선수로 올림픽 금메달만 3개를 땄다. 크고 작은 대회를 모두 합하면 대략 1위를 50번은 차지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도 아내는 복합과 슈퍼대회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이를 끝으로 아내는 현역에서 은퇴했다.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이쯤에서 접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내 직업은 매니저다. 선수들이 운동 외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해당 스포츠와 관련된 계약 이외의 모든 계약은 물론 사적 혹은 공적인 일정 관리, 미디어와의 인터뷰 등은 모두 나의 손을 거친다. 그밖에도 언제, 어디서든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최근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명예회장인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베켄바우어가 대한축구협회를 방문할 당시에는 그의 수행원으로 함께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68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직도 많은 활동을 한다. 축구와 관련된 일 외에도 그는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고, 국제적인 행사나 시상식 등에 시상자 혹은 수상자로 나선다.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나 역시 그의 일정과 동일하다. 이는 아내인 마리아의 매니저를 할 당시에도 했던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그가 그간 만났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의 자서전도 준비하고 있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모습을 갖춘 인물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잘 알려진 사람일수록 그에 준하는 고민과 아무에게도 말 못할 괴로움이 크다는 것을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스포츠 선수 혹은 스포츠와 연관된 사람들의 매니지를 주로 맡았지만 앞으로는 또 어떤 사람을 위해 일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유명한 사람들의 삶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직업만이 가지는 매력인 동시에 어려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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