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이제는 해외로 눈 돌리자' 조짐

입력 2006-05-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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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부동산 보유세가 대폭 오르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시중 여유자금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해외부동산시장 규제가 잇따라 풀리는데다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세(원화 강세)를 보임에 따라 과거 90년대 중반에 나타났던 '글로벌 경영'이 '글로벌 투자'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부동산시장의 주요상품은 토지와 빌딩에 투자하는 수익형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상하이 대도시에 '덩치가 큰' 건물을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해외부동산투자는 소수 큰 손들만이 시장에 참여해 왔고 일반 투자자들은 관심만 가져볼 뿐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웠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주택 소유에 관한 상한 규제가 풀리면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 해외부동산 시장에 쏠려있는 상태다.

◆해외부동산 매입 규모 증가세

해외부동산 매입실적은 지난 해 하반기 원화대비 달러 환율이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재경부가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매입실적은 지난 해 11월 9건, 12월 3건에서 올 1월들어 13건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특히 정부가 해외 부동산 매입을 위한 송금 규모 상한선을 1만달러에서 묶던 규제를 해제한 3월에는 무려 64건의 매입실적을 보이며 2071만 달러어치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4월까지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보낸 돈은 총 164건에 5300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 1년간 해외부동산 매입금액인 873만달러의 6배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지역에서는 주로 주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국내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건설을 위해 많이 진출하고 있는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서는 직접 한국인 학생을 받기 위한 레지던스 시설이나 원룸 등을 대상으로 임대수익과 중장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늘고 있다.

2년전부터 베트남에 상가부지 개발을 위해 토지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개도국에서는 고급 주택이란 게 별 의미가 없다" 며 "주택 투자를 위해서는 부자가 뚜렷이 있어야 하지만 중동을 제외한 동남아시아지역은 이같은 부자 계층이 뚜렷치 않아 주택 투자는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가별 규제 천차 만별

최근까지 해외부동산 투자의 주요시장이었던 중국의 경우 크게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상태다. 중국정부가 폭발적인 부동산가격 앙등을 저지하기 위해 매도시 양도차익에 상관없이 매도금액의 5%를 세금으로 받기로 세제를 개편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 투자의 가장 큰 문제는 잦은 세제와 규제 개편 탓이다. 수목부동산연구소 양은열 소장은 "개도국은 우리나라 70년대 시절과 같이 규제와 세제가 크게 바뀌는 문제점이 있어 안정성이 약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대륙 국가들은 안정성는 높지만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보유세를 제외한 나머지 세금이 우리나라 부동산 매입시 보다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혀 장기투자가 가능하다는게 업계의 이야기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있는 LA등 캘리포니아주는 취득세가 없으며, 양도소득세도 최고 15% 한도에서 매겨진다. 반면 재산세는 실거래가의 1%정도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또 캐나다와 영국도 재산세 비율은 미국과 같지만 양도세와 취득세가 매우 낮아 중장기적인 보유를 감안해도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부동산 투자 관련 규제 완화

올 2월을 계기로 해외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대폭 줄어들어 해외부동산 투자를 꿈꾸는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2년 이상 거주 목적이 있으면 주택가격에 제한없이 해외주택을 매입할수 있다. 또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하는 것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특히 해외부동산 투자도 주택담보 대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투자용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10.29대책과 8.31대책, 그리고 3.30대책에 따라 LTV와 DTI 등 이중규제를 받는 만큼 상당히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미국이나 서구 국가들도 외국의 경우도 주택매입자금의 60%까지 대출이 가능한데다 모기지론 사용도 국내보다 수월해 주택구입에 관한 대출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실제로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해외부동산 매입을 위해 신고한 평균 금액은 33만 7000달러"라며 "하지만 대부분 현지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모기지론을 끼고 매입하는 만큼 실제로는 50만~100만 달러짜리 고가주택도 많이 매입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10억이면 웬만한 강남권 40평형대 가격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라며 "해외부동산 투자시 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이 가능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 투자시 주의 사항

해외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주의점은 현지 지역사정에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국가마다 규제가 다르고 일부 개도국의 경우 규제의 변화폭이 상당히 크다. 이에 따라 국내 주택을 매입하는 것처럼 먼저 지역 사정을 정확히 살펴본다음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 해외부동산 투자는 아무래도 리스크가 큰 만큼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 컨설팅 업체에 맡기는 것도 선택해볼 만한 방법이다. 물론 수수료는 들기 마련이지만 매입부터 관리까지 총괄해주는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 유리한 면이 많다.

특히 최근들어 국내 보유세가 강화되는 등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임대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어권 국가에 한국인 학생들의 학원을 설립하는 형태의 홈스테이(Home-Stay)방식도 새로운 임대사업으로 떠오르고 있어 노(老)테크 방식의 새로운 전환도 가능하다.

수목부동산연구소 양은열소장은 "국내 부동산을 사는 것과 해외부동산을 사는 것에 있어 세금적인 측면이 이제 외국 부동산 쪽이 더 유리해졌다"라며 "노테크 차원에 있어서도 해외부동산 매입 임대 사업을 적극 고려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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