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외교’·‘중미관계’ 거론하기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인 미국과 중국의 퍼스트레이디가 21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양국 우호협력을 강조하며 첫만남을 가졌다.
이번 만남에서 두 퍼스트레이디는 같이 학교를 방문하고 경극을 관람하는 등 소프트외교를 펼쳤다고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전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이날 오전 베이징사범대학 제2부속중학교(고등학교)에서 만났다.
이 학교는 오바마의 두 딸 사샤와 말리아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다. 펑 여사가 특별히 이곳으로 첫 만남 장소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서예실습을 참관해 미셸 여사는 붓글씨로 ‘영(永)’자를 써 펑 여사에 선물했다.
펑 여사도 ‘주역’에 나오는 ‘후덕재물’(厚德載物·후덕한 덕으로 모든 만물을 포용한다)을 써 미셸 여사에 건넸다.
펑-미셸 여사 일행은 이날 고궁박물원(자금성)도 방문했다.
처음에는 두 여사 사이에 서먹한 기운이 돌았지만 나중에는 양국관계 우호협력을 강조하며 서로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펑 여사는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수년간 알고 지낸 사이로 느껴진다는 중국 옛말이 있다”며 “당신을 만나 기쁘다”고 전했다.
또 펑 여사는 미셸 여사가 학생들과 탁구를 치는 모습을 보며 “40여 년 전 ‘핑퐁외교’를 통해 중미관계 개선과 발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는 “해외로 여행할 기회가 드물었을 뿐 아니라 딸과 모친과 함께 여행할 기회는 더욱 드물었다”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것 이상 중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셸 여사는 “여기에서 보고 느낀 중국의 교육을 미국의 모든 학생들과 나누는 것은 매우 독특한 경험일 것”이라며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퍼스트레이디의 ‘패션대결’도 이날 많은 관심을 받았다.
펑 여사는 푸른색 치마 정장을 미셸 여사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바지와 조끼 패션을 선보였다.
미셸 여사는 이날 만찬 전에 시진핑 주석과 만나 함께 중국 전통공연도 관람했다. 시 주석은 “나는 당신의 남편(버락 오바마)과의 건전한 관계와 개인적인 친분을 소중히 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화통화 등을 통해 항상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 일행은 26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시안과 청두 등도 둘러볼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시 주석이 펑 여사와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 차 미국캘리포니아주 서니랜즈를 방문했을 때 미셸 여사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미셸 여사가 펑 여사에게 조만간 딸들을 데리고 중국을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