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대주주 지분구조 분열

최대주주 조의환 회장 20개월만에 재매입…2대주주 최승주 회장 대응 촉각

두통약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 대주주들의 지분 움직임이 심상찮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인 조의환(65·사진) 회장과 2대주주인 최승주(65) 회장의 공동경영체제 속에서 조 회장이 지분 확대에 나섬으로써 1년반 동안 유지돼 왔던 지분구조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조 회장은 부인인 김혜자씨, 친인척 김홍주씨 등과 함께 지난 1, 2일에 걸쳐 삼진제약 0.4%(8110주)를 장내에서 매입, 보유지분이 종전 10.0%에서 10.4%(22만8220주)로 확대됐다.

조 회장의 지분 매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 2002년~2004년에 두차례에 걸쳐 조 회장과 최 회장이 경쟁이라도 하듯 지분을 늘려가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진제약은 조 회장과 최 회장이 공동창업주인 김영배 전회장과 함께 3각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오던 중 지난 2001년 김 회장이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당시 자회사이던 일진제약 회장으로 옮기면서 공동경영체제로 변화했다.

당시 삼진제약에 대한 조 회장과 최 회장의 보유주식(특수관계인 포함)은 각각 8.7%, 4.5%. 그러나 지난 2002년 5월들어 이 같은 지분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 회장 부인인 김혜자씨 8360주를 시작으로 조 회장이 2006년 6월 1960주, 이듬해 2월 6030주를 매입하자 최 회장이 2003년 1월~3월 2만7000주를 매입한 것이다. 최 회장의 특수관계인 김선회씨도 1만2600주를 매수했다.

2004년 들어서도 지분 확대의 스타트는 역시 조 회장이 끊었다. 2004년 4월부터 7월에 걸쳐 1만2084주를 취득해 10.01%(22만140주)로 늘려 놓았다. 최 회장은 이에 뒤질세라 각각 2004년 6월과 10월에 2만310주를 매입,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7.3%(15만9400주)의 지분을 확보했다.

조 회장이 주식을 매입하면 최 회장이 뒤쫓는 양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최 회장의 공격적인 매수세로 1, 2대주주간의 지분 격차는 공동경영체제로 변화될 당시 4.2%에서 최근까지 2.7%로 좁혀놓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조 회장이 1년8개월만에 다시 지분 확대에 나선 데 대해 최 회장의 향후 행보가 시장의 뜨거운 관심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두 회장에 이은 후계 구도에 대한 궁금증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진제약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분매입이 최 회장과의 지분 경쟁 차원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편이고 최근 배당을 실시하는 등의 이유로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 회장과 최 회장 두 분의 2세가 회사에 근무하고 있지 않다”며 “차기 경영권 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7만1300원(3월3일 종가기준)까지 상승했던 삼진제약 주가는 이후 5000원~6000원대를 오고가며 이날 12시10분 현재 6만1000원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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