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신축회관서 열린 첫 전경련 회장단 회의, 소통은 어디에…

당혹스러웠다. 전에 없던 철통보안에 기자가 취재할 길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13일 서울 여의도 신축 회관인 FKI타워 47층에서 정례회의를 열었다. 전경련이 지난해 12월 입주한 신축회관에서 열린 첫 정례회의였다.

이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모두 지하주차장에서 47층까지 VIP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회의실로 곧바로 이동했다. 지난해까지 호텔 로비에서 회장단과 만나 사업이나 근황을 물어볼 수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로비에서 회장단을 볼 수 없는 탓에 기자는 직접 47층을 찾았다. 하지만 47층에서도 두꺼운 유리문이 가로막았다. 전경련 부회장실, 임원 접견실, 회장단 회의실 등이 있는 47층은 비밀번호를 찍어야 열리는 시스템이어서 주요 내부 인사들만이 통행할 수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회장단들은 전용 엘리베이터로 이동해 각자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결국 회장단들의 참석 여부 및 회의 모습은 전경련을 통해서만 알 수 있게 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앞으로도 47층 회의장에서만 진행될 것”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 같은 폐쇄적인 회의 방식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전경련 회장단의 회의 내용이 비밀리에 부쳐져야 하는 것도 아닌데 회장단이 ‘비밀특사’ 마냥 회동하기 때문이다. 전경련 회장단이 각 기업의 오너이자 사회적으로도 로열 멤버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날은 전경련의 554개 회원사의 대표이자 주요 임원진으로서 모였다. 기업들의 대표로서 정치, 경제 등 사회 각계에 올해 전경련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함이다. 그렇다면 기업과 사회 각계와의 소통을 앞장서야 할 법도 하다. 찰나의 만남조차도 차단한 전경련의 행보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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