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프로야구, 더 반갑다 새 구장

입력 2014-03-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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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전 좌석 홈플레이트 방향… 대전 백네트 뒤 관중석 ‘MLB같네’

“네가 야구장을 짓는다면 그가 찾아올 것이다.”

1991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에서 주인공 레이 킨셀라(케빈 코스트너)는 이 같은 목소리를 듣게 된다. 평범한 아일랜드계 이주민 존의 아들 레이는 평범한 미국시민이다. 30대 중반의 레이는 가족과 함께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일구며 살던 중 이 같은 목소리를 듣고 옥수수 밭에 야구장을 짓겠다는 꿈을 꾸고 실행에 옮긴다.

그의 아버지 존은 야구광이자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열혈 팬이다. 그가 야구장을 짓자 아버지의 우상이었던 ‘맨발의 조(조 잭슨)’가 당시 화이트삭스 선수들과 함께 옥수수 밭을 통해 야구장에 등장한다.

‘꿈의 구장’은 평범한 미국 가장이 야구와 야구장이라는 매개를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2014년 출범 33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국내 프로야구도 꿈의 구장을 갖게 된다. 지난 8일 광주에 개장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그것이다. 약 994억원을 들여 2만2244석 규모로 건설된 이 경기장은 모든 좌석 방향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설치해 관전을 용이하게 했고, 파울존을 좁혀 선수들과의 밀착도도 높였다. 기존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여름철 비가 내리면 소금쟁이가 출현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음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꿈의 구장인 셈이다.

통합 3연패를 이룬 삼성 라이온즈 역시 2016년에는 신축구장에서 시즌을 맞이할 계획이다. 기존 대구구장은 1948년 완공돼 가장 오래된 야구장이지만 시설이 낙후돼 우천시 더그아웃이 물바다가 되거나 정전 사태도 벌어진다. 예상보다 공기가 길어져 목표한 시기에 완공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지만 신축구장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높다.

▲3차 리모델링을 마친 대전구장에서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 간의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구장 역시 올시즌 확연히 달라졌다. 2012년부터 점진적인 리모델링을 실시해 현재 3차 리모델링을 마쳤다. 올시즌에는 백네트 뒤쪽 공간에 300여석의 관중석을 확보해 메이저리그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화 이글스측은 “백네트 공간을 활용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며 생동감 있는 관전이 가능할 것임을 강조했다.

신축구장 부지로 진통을 겪고 있는 9구단 NC는 현재 사용 중인 창원마산구장이 임시 거처인 만큼 차후 새로운 구장으로 향한다. 10구단 kt 위즈 역시 중장기적으로 신축구장을 계획 중이다. 프로팀 구장은 아니지면 2012년 완공된 경북 포항구장은 삼성의 제2홈구장인 동시에 지난해에는 올스타전도 열려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프로야구 열기가 높아지면서 야구팬들의 열망인 돔구장 건설이나 신축구장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와 그 시기를 함께한 구장들을 국내구장들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구단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4만석 이상의 초대형 구장, 놀이 및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초현대식 구장 등이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구장들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꿈의 구장’이 국내에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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