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휴대폰 다단계업체 씨엔커뮤니케이션 제재
지배주주를 상위판매원으로 등록하고 나서 수억원의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한 다단계판매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지배주주인을 다단계판매원으로 두고 후원수당을 지급한 씨엔커뮤니케이션(씨엔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씨엔컴은 휴대폰을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판매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203억5000만원, 판매원수 3170명의 관련업계 상위 10위 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씨엔컴은 현행 방문판매업법이 지배주주 또는 임직원을 판매업자로 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2012년 8월 18일 이후 현재까지 지배주주 안치성 씨를 판매원으로 등록해 왔다. 안 씨가 본인의 회사, 배우자, 친인척 등을 합해 씨엔컴 발행주식의 97.6%를 가진 지배주주로 판매원이 될 수 없음에도 탈퇴시키지 않은 것이다.
지배주주가 판매원으로 등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자기에게 유리하게 후원수당 지급기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씨엔컴이 안 씨에게 불법적으로 지급한 후원수당은 2억455만원으로 다른 판매원에게 지급한 평균 후원수당(437만원)의 47배에 달한다. 안 씨는 지난해 이전까지도 매년 2억원 내외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공정위는 추산했다.
공정위 정창욱 특수거래과장은 “안 씨가 받아간 후원수당은 원래 소비자이자 판매원인 다른 구성원에게 돌아갔어야 할 돈”이라며 “상식적으로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상위 판매원으로 등록하면 상식적으로 윤리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법규정을 알고도 회피하면서 버텨온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씨엔컴에 안 씨를 판매원에서 탈퇴시키도록 했다. 씨엔컴은 공정위의 공식 의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시정을 완료해야 하며 따르지 않는 경우 검찰고발을 통해 형법(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의 적용을 받게 된다. 다만 현재로서 안 씨가 부당하게 받아간 수당을 회수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