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0∼25일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을 내세워 행사에서 받은 선물을 북한 당국에 빼앗겼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상봉 행사에 참가한 북쪽 이산가족 김모 씨는 9일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북한 당국이 행사 직후 북쪽 참가자들에게 사상교육을 하고 남쪽 가족들이 전달한 선물을 빼앗았다는 설에 대해 “정말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탈북자단체는 최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끝난 뒤 북쪽 참가자들을 평양 고려호텔에 모아 사상교육을 하고 이들이 남쪽 가족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갈취했다고 전했고 이는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이 단체는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들에게 지급한 옷 비용까지 받아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남한이 이산가족 행사를 ‘대결과 적대의식을 고취하는 대결’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며 ’짧은 만남을 가진 뒤끝에 더 큰 아픔을 안겨주는 이런 상봉 행사를 백번을 하면 뭘하고 천번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가족들끼리 만난 개별 상봉에서 남쪽 가족이 ‘북쪽 가족에게 돈을 주면 당국이 빼앗아 간다고 들었다’고 말해 언쟁이 벌어진 사실에 대해선 “남한 당국이야말로 이산가족들에게 그릇된 대북 강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8일 ‘우리민족끼리 TV’는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가했던 북측 김모 할머니와 딸의 인터뷰가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행사에서 받은 선물을 북한 당국이 빼앗았다는 남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그것은 터무니 없는 날조”라고 부인했다.
이번 행사에 김 씨와 동행한 딸은 남쪽 가족들이 선물을 북한 당국에 빼앗길까 봐 생필품 위주로 선물한 데 대해 “김, 칫솔, 치약 등 등 솔직히 아닌 말로 좀 섭섭하다고 해야 하는지, 눈 뜨고 못 보겠다고 해야 하는지…”라며 어이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남측 가족들이 이런 선물을 준 데 대해 “우리를 어떻게 보고…이거 다 가져가라“며 화를 낸 북측 가족들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