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PD, ‘새로운 예능’ 미다스, 스타PD!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3-07 13:11수정 2014-03-1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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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칭찬합시다’ 대히트…스타 PD 안주 않고 해외연수…‘나가수’로 또 돌풍 예능포맷 한류 시발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17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에 참석한 MBC 김영희 PD를 창조경제의 사례로 꼽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 찬사는 요즘 중국에서 김영희 PD가 ‘예능의 신’으로 평가받으며 그가 기획, 연출한 ‘나는 가수다’가 후난TV에서 방송돼 중국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2011년 3월 6일 ‘나는 가수다’ 첫방송을 앞둔 2월 22일 만난 김영희 PD와의 인터뷰를 생각하게 한다. “인기 고공 비행을 하고 있는 ‘1박2일’과 맞대결을 펼쳐 타격을 입히겠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심혈을 기울여 자신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도 도전하지 않은 포맷입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김영희 PD는 ‘나는 가수다’의 포맷 독창성에 대해 특유의 달변으로 장시간 설명했다. ‘나는 가수다’는 김영희 PD의 장담처럼 숱한 화제와 논란을 야기하며 한국 예능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기획 연출자로서 대단한 성공이다. 그리고 ‘나는 가수다’ 포맷이 중국에 수출돼 예능 포맷 한류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중국 방송사들이 앞다퉈 김영희 PD를 초청해 그의 연출제작 노하우를 배우려 하고 있다.

김영희 PD는 예능 PD로 최고의 명성과 인기를 장시간 누리고 있는 스타 연출자다. 성공한 스타 PD인 것이다. 그가 연출한 프로그램 대부분이 높은 시청률과 함께 완성도와 독창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김영희 PD의 성공 비결이자 경쟁력은 무엇일까. 김영희 PD의 성공 비결은 시대의 감성과 시청자의 정서를 잘 포착해 하나의 예능 트렌드나 포맷으로 이끌어낸다는 데 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하며 가는 것이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가장 큰 고질병은 짝짓기 프로그램이 인기 있다고 하면 방송사들이 짝짓기 포맷 예능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오디션 프로그램과 리얼 버라이어티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 묻지마식 따라 하기를 해 유사한 프로그램의 범람을 야기한다는 점이다. 요즘 관찰 예능이 인기를 얻자 너도나도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은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김영희 PD는 단호하게 인기 예능 프로그램 따라 하기를 거부한다. 시청자와 시대, 사회 상황을 관통하는 정서나 정신을 파악해 그만의 독창적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1986년 MBC에 입사해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에서 조연출로 활동하다 1992년 연출자로 데뷔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이경규를 내세워 몰래카메라를 통해 본 스타 엿보기를 시도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1996년 세인의 눈길을 끈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가 간다’코너. 공익적 캠페인 성격이 가미된 이 코너는 장기간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위험 부담은 있지만 재밌어요. 시청자에게 낯설 수 있지만 신선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김영희 PD가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이유다.

김영희 PD는 프로그램의 성공을 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 밑바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끈기와 성실 그리고 끊임없는 공부다. 밤중 정지선을 지키는 사람을 찾는 ‘이경규가 간다’ 첫 녹화 때의 에피소드는 김영희 PD의 성공 원동력이 어떤 것인지를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저녁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정지선을 준수하는 사람을 찾았지만 없어 이경규를 비롯한 제작진은 철수하자고 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기다렸다. 새벽 4시쯤 정지선을 지키는 한 사람을 찾아냈다. 그가 바로 장애인이었고 이 장면이 방송에 나가자 수많은 시청자는 진한 감동을 느꼈으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률은 치솟았다. 그의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만든 성과였다.

그는 스타PD로서 한창 명성을 올리던 1995년(일본), 1997년(미국), 2012년(남미)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홀연히 해외연수를 떠나 예능 프로그램 공부를 했다. 그는 국민들이 IMF사태로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남모르게 선행한 사람들을 발굴, 칭찬해주는 ‘칭찬합시다’로 감동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공익 예능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그리고 영국 연수 이후 내놓은 ‘! 느낌표’로 공익 장르를 만개시켰다. 김영희 PD의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완성도 높고 독창성 있는 프로그램 기획, 연출로 이어지는 것이다.

“명성과 실력을 갖춘 스타 가수들을 노래로 경쟁시켜 음악으로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포맷은 정했지만 스타 가수들이 처음 출연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고 설득해 수많은 스타 가수들을 참여시키며 시청자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나는 가수다’ 방송 전후 김영희 PD가 한 말이다.

그의 이같이 독창적이고 신선한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포맷 한류의 물꼬를 트며 중국 등 아시아에 예능 포맷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예능 한류의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대장금’이 드라마 한류 10년의 시발점이라면, ‘나가수’는 포맷 한류 10년의 시발점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은 부족한 자본을 아이디어로 극복했습니다. 독창적 아이디어로 세계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창조적 콘텐츠를 만들어 낸 것이죠.” 중국에서 예능의 신으로 추앙받으며 새로운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김영희 PD의 포맷 한류에 대한 평가다.

김영희 PD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방송가가 긴장한다. 왜냐하면 그의 프로그램이 한국 예능의 물줄기를 바꾸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영희 PD는 또 어떤 독창적 프로그램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예능 판도까지 흔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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